10연패 전자랜드 박종천 감독 “성적부진 책임…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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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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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전자랜드 박종천 감독(49·사진)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개막 후 역대 최단 기간인 12경기 만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8일 인천의 한 병원에 입원했던 박 감독은 전자랜드가 동부에 져 10연패에 빠진 10일 밤 구단 측에 사의를 밝혔다. “뭔가 쇄신이 필요했습니다. 감독이 책임을 져야죠. 더는 짊어질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어요. 애들이 심기일전했으면 합니다.”

전자랜드는 11일 사의를 밝힌 박 감독에게 2선으로 물러난 총감독을 맡겼다. 박 감독의 뒤를 이어 유도훈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끈다.

현역 시절 대표팀 센터로 활약한 박 감독은 지도자로서는 연이은 불운에 허덕였다. 여자프로농구 현대 사령탑으로 2002년 정상에 오른 뒤 구단과 보너스 분배에 따른 불화로 자진 사퇴했던 그는 LG 감독이던 2005년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었는데도 팀이 하위권에 처져 중도 하차했다.

구단 최고위층의 입김이 강하고 눈앞의 성적에만 급급하다는 평판을 듣고 있는 전자랜드는 박 감독의 사퇴로 다시 ‘감독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듣게 됐다. 전자랜드는 유재학 감독이 모비스로 떠난 2004년 이후 감독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제이 험프리스를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했지만 20경기 만에 교체했다. 지난 시즌 5년 만에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최희암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한 뒤 계열사인 고려용접봉 중국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감독 역시 발표된 계약 기간이 3년이지만 실제로는 2년만 보장받았으며 유 코치는 박 감독이 물러날 경우에 대비한 포석이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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