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떠돌이는 그만…이성열 이유있는 포수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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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7시 00분


두산 이승열. [스포츠동아 DB]
두산 이승열. [스포츠동아 DB]
“이게 제가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시즌이 끝난 후 포수로 돌아간 두산 이성열(25·사진). 잠실구장에서 마무리훈련에 한창인 그의 표정은 예상 외로 밝았다. 이유인 즉, 포수 전향은 본인의 의사가 적극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팀에서 포수를 시킨 것처럼 비춰지고 있는데 시즌 후반기부터 포수를 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 마침 플레이오프 때 감독님이 보직변경 얘기를 하셔서 보직을 바꾸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열의 프로 인생은 험난했다. 입단 뒤 6년 동안 무려 4번이나 보직이 변경됐다. 그는 원래 포수였다. 중학교 때부터 포수마스크를 썼고, 2003년에는 ‘송구력과 장타력을 겸비한 대형포수의 탄생’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LG에 입단했다.

그러나 조인성 김정민 등 쟁쟁한 선수들 때문에 주로 2군에 머물렀고, 2007년 말 코칭스태프의 권유로 외야수로 전향했다. 하지만 외야수로서도 이렇다할 성과를 못 내면서 지난해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두산에서도 치열한 외야싸움에 밀려 1루수로 전업. 내야수로 겨우 적응했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최준석 김현수 등 ‘거포’들에 밀려 또 다시 백업 신세가 됐다. 시즌이 끝난 후 이성열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이성열은 “방망이 좋다는 말은 이제 듣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젓고는 “포수는 블로킹이나 수비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의 투수를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하는 게 포인트인 것 같다. 요즘 우리 팀 투수들의 구질이 어떤지 공부하느라 정신없다”며 웃었다.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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