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도 홀렸다, 파리아스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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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9일 03시 00분


포항, 강적 알 이티하드 꺾고 AFC 챔스리그 우승
리그컵 이어 2관왕…정규리그 PO 제패땐 ‘트레블’

“우리가 챔피언”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해 포항 선수들이 7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포항은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다음 달 9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다. 도쿄=사진공동취재단
“우리가 챔피언”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해 포항 선수들이 7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포항은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다음 달 9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다. 도쿄=사진공동취재단
2005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그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싸늘했다. K리그 최초의 브라질 감독. 당시 38세의 젊은 나이. 브라질 청소년대표팀(17세 이하) 감독을 지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도 아니었다. 당시 그를 영입했던 포항 스틸러스의 한 관계자는 “구단 입장에선 사실 큰 모험이었다”고 회고했다. 구단의 ‘도박’에 ‘매직’으로 보답한 포항의 ‘마법사’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42) 얘기다.

○ 2006 전북이어 K리그팀 두 번째 쾌거

파리아스 감독의 포항은 7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꺾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포항은 2006년 전북 현대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K리그 팀이 됐다. 올 시즌 리그 컵대회에 이어 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한 포항은 정규리그 2위로 진출한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할 경우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다.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후반 들어 노병준과 김형일의 연속 골로 승기를 잡은 포항은 알 이티하드의 반격을 1골로 막아내며 우승 상금 150만 달러(약 18억 원)를 거머쥐었다. 포항은 다음 달 9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에 참가한다.

○ 빠른 공수 전환과 공격 축구

“우리는 항상 아름다운 축구를 원합니다.” 파리아스 감독이 자주 하는 말이다. 아름다운 축구의 핵심은 빠르고 간결한 공수 전환. 파리아스 감독이 훈련 때 가장 많이 하는 말 가운데 하나는 “볼을 잡지 말고 바로 처리해”이다. 공을 질질 끌거나 백패스를 하는 선수에겐 불호령이 떨어진다. 박창현 수석코치는 “말은 쉽지만 아름다운 축구를 만들기까지 과정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며 웃었다. 포항은 항상 잔디에 물을 뿌린 뒤 훈련을 한다. 쉽게 미끄러지는 어려운 조건에서 연습을 해야 실전에서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열린 눈과 자신감

파리아스 감독은 “포항의 붉은 유니폼을 입을 자격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강조한다. 언제나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컨디션을 파악하느라 고심한다. 노병준은 “예전엔 선발감이 아니란 소리를 자주 들었지만 감독님이 오신 뒤 믿고 기회를 기다렸다”며 “실력만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감독님 덕분에 포항 선수단엔 언제나 활기가 돈다”고 전했다. 노병준은 알 이티하드와의 결승에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뽑아내며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도쿄=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도쿄
포 항 2-1 알 이티하드
[골]=노병준(후12) 김형일(후21·이상 포항) 모하메드 누르(후29·알 이티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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