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아들은 제2의 타이거 우즈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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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0일 21시 43분


타이거 우즈가  둘째 아이 찰리 액셀을 품에 안고 이마에 키스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타이거 우즈가 둘째 아이 찰리 액셀을 품에 안고 이마에 키스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71승을 거둔 타이거 우즈(34)는 명실상부한 '골프 황제'다. 그런데 올해 태어난 우즈의 아들 찰리는 '제2의 타이거'가 될 수 있을까.
골프매거진 11월호는 골프와 혈통의 연관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결론은 아버지만한 골퍼가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것.

잭 니클로스와 아널드 파머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골퍼로 꼽힌다. 니클로스는 PGA 투어에서만 73승을 거뒀고, 파머는 62승을 따냈다. 이들의 아들이나 손자는 유전적으로 뛰어난 운동 신경을 물려받았을지는 모르겠지만 프로 골퍼로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니클로스의 아들 게리는 1985년 노스-사우스 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커버스토리에도 실렸다. 하지만 게리가 프로로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00년 벨사우스 오픈 준우승. PGA 투어 22회 우승을 차지한 레이먼드 플로이드의 아들 로버트도 아마추어로서는 훌륭했지만 한 번도 투어 무대에 서보지 못했다. 그는 요즘은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유명 프로 골퍼의 자손들은 골프선수를 하는 내내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어디를 가든 누구누구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기 때문이다. 파머의 외손자로 프로 골퍼인 샘 손더스는 "때때로 파머의 손자 샘 손더스가 아니라 그냥 샘 손더스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물론 예외가 있긴 하다. PGA 투어 역사상 아버지와 아들이 투어 우승을 차지한 '챔피언 부자'도 있다. 합계 승수가 가장 많은 것은 보로스 부자로 아버지 줄리어스와 아들 가이는 19번의 우승을 합작했다. 알 가이버거-브렌트 가이버거 부자는 진기록을 갖고 있다. 2004년 브렌트는 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 우승했는데 아버지 알은 1976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같은 대회에서 우승한 유일한 경우다. 하지만 이 같은 부자 골퍼의 성공은 극히 예외적이라는 게 이 잡지의 분석이다.

스포츠 심리학자인 리처드 쿠프 씨는 "기대가 큰 만큼 좌절도 커질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유명 골프 선수의 자손이 다른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실제로 호주의 골프 스타 그렉 노먼의 아들 노먼 주니어는 세계적인 카이트 보더(대형 연을 이용해 수상 보드를 타는 익스트림 스포츠)로 활약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광수가 아들 최형규와 함께 2007년 투어 무대에 나란히 선 적이 있다. 하지만 최형규는 지난해와 올해는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지 못해 아버지 최광수만 투어에 나서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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