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기고 질긴 PO’ 비는 누구 편?

  • 입력 2009년 10월 1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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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떠내려간 내 홈런.’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 2회에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린 두산 김현수(머리에 수건 얹은 선수)가 비로 경기가 중단되자 더그아웃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비에 떠내려간 내 홈런.’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 2회에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린 두산 김현수(머리에 수건 얹은 선수)가 비로 경기가 중단되자 더그아웃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어제 5차전 노게임… 두산 김현수 솔로홈런 허공으로

뜨거운 열기를 잠시 식히라는 하늘의 뜻이었을까.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이 비로 취소됐다. 흐렸지만 간간이 햇빛도 내비쳤던 하늘은 경기 시작 약 20분 뒤부터 비를 뿌렸다. 6시 26분부터 경기가 중단됐고 그라운드에 방수포가 덮였다. 1시간 가까이 내리던 비가 잠시 멎자 방수포를 제거했지만 다시 폭우가 쏟아져 7시 45분 노게임이 선언됐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비로 경기가 순연된 것은 아홉 번 있었고 경기 개시 후 노게임이 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1회 SK 선발 가도쿠라 겐에게 3타자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던 두산은 0-0으로 맞선 2회 김현수부터 공격을 시작했다. 천둥과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펼쳐진 가도쿠라와의 대결에서 김현수는 4구째 몸쪽 높은 직구가 들어오자 번개처럼 방망이를 휘둘렀다.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120m짜리 홈런. 전날까지 14타수 2안타의 빈타에 시달리던 김현수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날린 가장 좋은 타구였다. 이날 처음 김현수를 4번, 김동주를 5번에 배치한 김경문 감독의 승부수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다음 타자 김동주 타석 때 경기가 중단되면서 김현수의 홈런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김현수는 “내일 또 치면 되죠. 점점 좋아질 거예요”라고 말했지만 두산으로서는 여러 모로 아쉬운 한 방이었다. 전날 4차전까지 2승 2패를 기록하는 동안 선취점을 낸 팀이 모두 이겼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김현수는 정말 SK와 궁합이 안 맞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이번 시리즈 들어 유일하게 김현수의 타이밍이 맞아떨어졌다. 홈런 치고 비가 왔으니까 상승세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투수가 없어 아마 두산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가 취소돼 아쉽지만 내일 잘 싸우겠다”고 말했다. 취소된 5차전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SK 채병용, 두산 후안 세데뇨가 선발로 나선다. 플레이오프를 하루 더 하게 되면서 한국시리즈 일정도 하루씩 밀린다. 1차전은 16일 광주에서 열린다.

인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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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이승건 기자


▲ 인천=이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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