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김성근 감독 “LG는 불량 고춧가루”

  • 입력 2009년 9월 17일 08시 46분


코멘트
봉중근 엔트리제외 심기 불편

SK 김성근과 한화 김인식, 두 노(老) 감독은 16일 각각 잠실과 대구에서 서로 다른 일로 ‘흥분’했다. 한 쪽은 ‘최선’을 다해주지 않은 상대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다른 한 쪽은 ‘고춧가루 부대’라는 낙인에 대한 항변이었다.

○김성근 “봉중근 엔트리 제외 아쉬워”

김성근 감독은 LG가 봉중근을 남은 시즌에 등판시키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동안 팔꿈치 통증에 시달려 오던 봉중근은 몇 차례 ‘시즌 아웃’을 검토한 끝에 이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최다이닝을 던진데다 올해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면서 피로가 누적돼 김재박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봉중근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지만 점점 공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마음을 굳혔다. 올해 성적에 욕심내기보다 더 멀리 봐야 한다는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대신 “팬들을 위해 덕아웃을 지키면서 파이팅을 외치고, 시즌 마지막 홈경기 때 꼭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LG가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했어야 했다. 그게 팬들에 대한 예의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전날 2-3점 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심 타선 대신 백업 선수들을 대타로 내보낸 데 대해서도 “너무 일찍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팬들도 응원을 멈춘 것 같다”면서 “봉중근이 (1위 라이벌인) KIA전에 안 나가는 게 아쉬워서는 아니다. 프로야구 전체를 놓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인식 “고춧가루? 공평하게 뿌렸잖아”

김인식 감독도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한화가 4강 고춧가루 부대로 악명이 높다”는 취재진의 농담에 맞받아쳤다. 사실 한화의 최근 행보는 심상치 않았다. 8일 롯데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4-2로 승리하더니, 12일 히어로즈전에서는 0-9로 뒤지다가 11-9로 끝내기 대역전극을 펼쳤다. 삼성도 15일 한화의 악착같은 플레이에 밀려 7-13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특히 6회 1사 만루에서 나온 김민재의 스퀴즈 번트는 한화의 승부욕을 보여주는 대목. 김성근 감독도 “보고 배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인식 감독은 이에 대해 “스퀴즈번트는 사인 미스로 벌어진 일”이라면서 “(고춧가루를) 뿌리려고 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또 “삼성에게는 번번이 졌는데 한 번 이겼을 뿐이다. 그리고 한 팀을 이길 때마다 다른 두 팀들이 좋아하지 않았겠나. 지난 번에 롯데, 히어로즈 이기고 이번엔 삼성 이겼으니 공평하네”라며 웃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화보]‘항의 라이벌 전?’ 김성근-로이스터 항의 대결
[화보]‘국보급 좌완’ 봉중근 호투 빛난 LG, SK 격퇴
[관련기사]“비룡불패 진짜 에이스는 김성근”
[관련기사]‘괴력투’ 글로버는 김성근의 황태자?
[관련기사]김성근 “KIA 마운드 전성기의 해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