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선수협 ‘쩐의 전쟁’

  • 입력 2009년 9월 16일 0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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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배당금’ 진흙탕 싸움 왜?…WBC지출내역 공개 논란 확산

끝장토론이라도 해야 시시비비가 가려질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상금 분배의 적절성을 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리하는 선수협회가 폭로전식 공방을 불사하고 있다. 발단은 14일 선수협이 열었다. 주장은 간결하다. “KBO가 대회 기간, 지출한 경비 내역을 공개하라”가 하나이고, “선수 포상 규약이 제1회 WBC, 베이징올림픽 때와 달라진 이유를 해명하라”가 또 하나다.

이에 관해 KBO 측은 15일 구단 사장단이 참석하는 이사회 직후 입장을 정리, 방어 논리를 폈다. “총 23억을 지출했는데 사장단이 쓴 돈은 전부 2억원이다. 선수협이 ‘사장단이 멕시코에 관광을 갔다’고 제기했는데 샌디에이고는 멕시코와 차로 30분 접경지역이어서 오히려 물가가 더 싸다. 골프도 친 적 없다”고 밝혔다.

규약 개정에 관해선 “1회 대회 후 (포상금) 12억을 지급했는데 WBC 조직위에서 ‘포상금은 상금의 50%를 넘지 말라’고 클레임이 들어왔다. 지침대로 (준우승인) 한국에 배당된 상금 200만 달러 중 (50%인) 100만 달러에서 세금 28%를 원천징수한 채 72만 달러를 보내와 선수 1인당 2만6000달러씩 지급했다. (선수 쪽에 유리하도록 포상금 지급을 해서) 감독과 코치, 훈련보조원 포상금은 별도로 KBO와 각 구단이 갹출하기로 했다”고 강변했다. 이어 “3월에 쓸 땐, 달러 당 1600원이었는데 지금은 1200원이다. 환율 탓에 KBO는 적자를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참가 배당금 약 100만 달러와 상금 200만 달러 중 절반인 100만 달러는 경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수협은 ‘대회 중 격려금 3억원이 상금에 포함된 부분은 납득이 안 가고, 또 왜 올림픽 때와 포상 규정이 바뀌었는지도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BO는 “권시형 선수협 사무총장이 KBO 경비 6800만원을 쓴 경위를 낱낱이 밝히라”고 역공을 취했다.

이에 대해 권 총장은 “6800만원은 2008년 WBC 뉴욕회의부터 썼던 총 금액이다. 전임 하일성 KBO 총장이 사전 승인해 집행된 금액이라고 KBO가 먼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추신수 포함, 대표선수 28명 전원의 위임장을 받은 선수협이 KBO에 비용 내역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BO는 “선수협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유. KBO는 해당 선수들이 소속 구단을 통해 자료를 요청하면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덤비는 진흙탕 형국이지만 정작 손에 쥘 실익은 없다. 오히려 WBC 준우승 영광에 얼룩이 질 수 있다. 결국 대표선수들의 향후 행동에 따라 KBO-선수협에서 구단-선수로 전선이 번져, 내상은 더 커질 수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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