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네고 의미심장하게 눈을 흘기던 김현수는 “이번에 지명된 선수들 보니까 저 고등학교 때 성적보다 안 좋더라고요?”라며 일격(?)을 가했다. 그리고 근처에 자리 잡고 앉아 김 팀장에게 감시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김 팀장은 “그 때 네가 수비나 주루플레이를 너무 느슨하게 했잖아”라고 말하면서도 “역시 이영민 타격상의 저주는 현수가 끊었지”라고 치켜세울 수밖에. 그러나 그대로 물러날 김현수가 아니다. “지명회의를 TV로 보니 속이 쓰리던데요. 그 때 날짜는 8월31일이었죠. 우리 부모님도 가셨다가 하루 펑펑 울고 잊으셨어요.”
어찌 보면 김현수의 ‘미지명’은 선수 잘 뽑기로 소문난 두산 스카우트팀의 유일한 실수였던 셈.
김 팀장은 “그래도 현수가 그걸 계기 삼아 이를 악물고 여기까지 왔으니 전화위복”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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