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신고선수 신화’ 김현수 “드래프트 보면 속쓰려!”

  • 입력 2009년 8월 19일 07시 40분


18일 잠실구장. 두산 김현홍 스카우트 팀장이 전날 열린 2010 프로야구 신인지명회의 뒷얘기를 들려주고 있는 사이, 김현수(21·사진)가 곁을 지나쳤다. 알려진 대로 김현수는 2차 지명을 받지 못해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가 최연소 타격왕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 하지만 매년 이 맘 때쯤이면 여전히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 모양이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네고 의미심장하게 눈을 흘기던 김현수는 “이번에 지명된 선수들 보니까 저 고등학교 때 성적보다 안 좋더라고요?”라며 일격(?)을 가했다. 그리고 근처에 자리 잡고 앉아 김 팀장에게 감시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김 팀장은 “그 때 네가 수비나 주루플레이를 너무 느슨하게 했잖아”라고 말하면서도 “역시 이영민 타격상의 저주는 현수가 끊었지”라고 치켜세울 수밖에. 그러나 그대로 물러날 김현수가 아니다. “지명회의를 TV로 보니 속이 쓰리던데요. 그 때 날짜는 8월31일이었죠. 우리 부모님도 가셨다가 하루 펑펑 울고 잊으셨어요.”

어찌 보면 김현수의 ‘미지명’은 선수 잘 뽑기로 소문난 두산 스카우트팀의 유일한 실수였던 셈.

김 팀장은 “그래도 현수가 그걸 계기 삼아 이를 악물고 여기까지 왔으니 전화위복”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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