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 스페셜]“우리캐피탈 4강 반란의 힘은 수비”

  • 입력 2009년 8월 1일 08시 35분


‘신생팀’ 우리캐피탈 드림식스의 부산 발 돌풍이 거세다. ‘2009부산IBK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 B조에 속해 중국의 저장 린쿤, 일본의 산토리 선버즈를 완파한데 이어 삼성화재와 풀 세트 접전을 벌이더니 30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전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승승장구하던 대한항공마저 격파하고 조 1위로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우리캐피탈 이변의 요인을 분석해본다.

○사령탑의 노련한 심리전

우리캐피탈은 대부분 신인들로 꾸려져 있다. 지난 시즌 V리그에 시범적으로 참가한 적은 있지만 공식대회 참가는 이번이 처음. ‘초짜’들의 굳은 몸을 풀어주기 위해 우리캐피탈 김남성 감독은 “너희들이 가진 기량의 80%%만 발휘하라”는 독특한 주문을 했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고육지책. 그렇다고 마냥 풀어준 것만은 아니다. “주변에서 우리 팀보고 이번 대회에 배운다는 마음으로 싸우라고들 한다. 프로팀끼리 대결에서 배우긴 뭘 배우냐. 그런 안이한 마음은 먹지도 말라”며 압박카드도 함께 꺼내 들었다. 김 감독의 노련한 심리전에 선수들은 120%% 기량을 발휘하며 화답했다.

○끈질긴 수비배구

김 감독은 지난 9개월 간 ‘체력 80%%+기술 20%%’의 비중으로 훈련을 진행해 왔다. 기술훈련은 서브리시브와 디그에 집중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상황에서 끈질긴 수비 배구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은 주효했다. 리베로 이강주와 레프트 최귀엽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각각 17개와 13개의 디그를 잡아냈다. 특히 이강주는 조별리그 4경기 평균 66.80%%의 안정된 리시브 성공률로 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영석-손석범 쌍포

공격의 핵심은 센터 신영석과 라이트 손석범이다. 신영석은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 넘치는 속공 플레이로 상대 코트를 유린했고, 손석범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신영석과 손석범은 각각 37점, 46점을 쓸어 담았다. 두 선수가 주춤했던 외국 팀들과의 2경기에서 33점을 올리며 분전한 레프트 안준찬의 플레이도 돋보였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제 기량을 발휘해줬다. 4강전도 두려움 없이 경기에 임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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