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이어 이영표-이천수까지… 왜 사우디인가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6분


최근 이영표(32)와 이천수(28)가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클럽인 알 힐랄과 알 나스르로 각각 이적했다. 설기현(30·풀럼)은 이미 알 힐랄에 임대돼 6개월을 뛰었다. 국내 축구팬에게는 생소했던 사우디 리그가 갑자기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 설기현의 선례가 좋은 이미지 심어

한국 선수들의 사우디 진출 러시는 설기현의 공이 크다. 설기현과 이영표의 에이전트사인 지쎈의 류택형 이사는 “중동에 처음 진출한 설기현이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서 국내 에이전트들에게는 닫혀 있던 시장이 열렸다”고 말했다. 국내 에이전트들의 활동 범위가 국제화되면서 유럽과 일본 외에 다른 리그에도 인맥과 대행사를 구축해 놓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 유럽서 뛴 선수들에 높은 관심

엄밀히 말하면 한국 선수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 유럽에서 뛰고 있거나 뛴 선수들에 대한 관심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영표는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를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등 유럽 클럽에서 뛴 경력이 있다. 설기현은 벨기에와 잉글랜드에서 활동했다. 이천수도 스페인과 네덜란드에서 뛴 적이 있다.

○ 높은 연봉과 아시아 쿼터제가 영향

사우디를 비롯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축구클럽은 오일 머니를 앞세워 투자에 적극적이다. 연봉도 높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와 이에로(스페인) 등이 중동 리그에서 뛰었다. 아시아 쿼터제도 매력적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은 3명의 외국인 선수 외에 아시아 선수 1명을 더 출전시킬 수 있다.

현재 한국 선수가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곳은 일본의 J리그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국내 선수들이 중동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해 중동 진출 러시가 이루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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