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고미영-김재수 대장 14좌 오른뒤 결혼 계획”

  • 입력 2009년 7월 16일 09시 46분


산악인 고미영 씨(왼쪽)와 김재수 대장이 지난 20008년 10월 마나슬루 정상(8163m)에 올라 거센 바람 속에 동아일보 사기를 꺼내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코오롱스포츠
산악인 고미영 씨(왼쪽)와 김재수 대장이 지난 20008년 10월 마나슬루 정상(8163m)에 올라 거센 바람 속에 동아일보 사기를 꺼내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코오롱스포츠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8126m) 정상에 오른 뒤 하산 도중 추락 사고를 당한 고미영 씨(42)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고 16일 스포츠칸이 보도했다.

'고씨의 사랑'은 현지에서 고씨의 시신 수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의 김재수 대장(46). 동아일보 16일자에 실린 고 씨의 사진 속 남자가 바로 김 대장이다. 고 씨는 동아일보에 등정기를 연재하는 것을 기념해 10월 14일 히말라야 마나슬루 정상(8163m)에 오른 뒤 동아일보 사기를 들고 김 대장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스포츠칸은 고 씨의 측근의 말을 인용해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오른 후에 사랑의 결실을 맺으려 했다"며 "이제 미영이의 꿈은 눈 속에 묻히고, 사랑은 눈꽃으로 남게 됐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김 대장이 최근 전북 부안에 사시는 미영이 아버님께 인사를 드린 것으로 안다. 이는 미영이의 가족 외에 몇몇만 아는 사실"이라며 "김 대장이 사고 후 미영이 가족과의 전화통화에서 '앞으로도 가족처럼 대해 달라'고 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고 씨의 일기장 곳곳에도 애틋한 사랑이 배어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고 씨는 일기장에 "영원한 것이 없는데, 결혼이나 사랑으로 미래를 약속하려는 시도란 얼마나 우스운가"라고 하다가도 "나는 이제 당신을 100일 동안 완전히 잊으려 합니다.…그러나 곰이 사람이 되는 데 걸린 100일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면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용서하세요"라고 썼다.

그러나 히말라야에 있는 김 대장은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해 말을 아끼며 "말로 다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 있다"며 위대한 산사람을 잃은 비통함을 전할 뿐 고씨와의 사랑 이야기에는 "모든 것은 서울에 가서 말 하겠다"고만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고 씨의 유족들은 "유골이 오면 절반은 선산에 뿌리고 나머지는 오은선 씨와 김재수 대장에게 고산(高山)에 뿌려 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다. 그게 미영이의 뜻일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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