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버 US오픈 챔프 등극

  • 입력 2009년 6월 23일 16시 18분


루카스 글로버(미국)가 제109회 US오픈 챔피언십(총상금 750만 달러)에서 우여곡절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글로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파밍데일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코스(파70·7445야드)에서 열린 대회 닷새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4개를 적어내 3타를 잃었지만, 최종합계 4언더파 276타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5년 후나이클래식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4년 만에 개인통산 두 번째 우승을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US오픈 트로피로 장식했다.

우승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엎치락뒤치락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접전 속에서 글로버의 우승은 마지막 홀에 와서야 결정됐다.

7언더파 203타로 리키 반스(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글로버는 긴장한 탓인지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9번홀까지 보기만 3개 기록하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동반자 반스는 우승에 대한 부담으로 더 일찍 무너져 우승 도전에서 사라졌고 먼저 출발한 선수들이 문제였다.

불안한 선두는 오래가지 못했다. 앞 조에서 플레이한 필 미켈슨(미국)이 12번홀(파4) 버디에 이어, 13번홀(파5)에서 이글을 터뜨리며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금방이라도 역전시킬 기세였다.

그러나 잘 나가던 미켈슨에게 또 다시 ‘메이저 울렁증’이 도졌다. 두 차례 마스터스 우승으로 완치됐다고 생각했던 ‘새가슴’이 15번홀에서 재발됐다. 3퍼트로 보기를 기록한 미켈슨은 17번홀(파3)에서 다시 보기로 무너지며 우승경쟁에서 탈락했다.

그 사이 글로버는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내 2타차 선두로 나섰다.

US오픈에서 네 차례나 준우승에 머무르며 불운을 맛봤던 미켈슨은 이날도 눈앞에 다가온 우승 기회를 놓치며 빛나는 조연에 그쳤다.

데이비드 듀발도 후반 3연속 버디(14~16번홀)를 하며 글로버를 따라붙을 기세였지만 3번홀에서 기록한 트리플보기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마지막 18번홀까지 2타차 선두를 유지한 글로버는 결국 109번째 US오픈의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글로버는 “인내심을 시험한 날이었다. 16번홀 버디가 우승의 원동력이었다”며 기나긴 여정을 정리했다.

폭우로 예정된 일정보다 하루 더 연장해 치러진 이번 대회는 마지막까지 우승자를 예상하기 힘든 명승부를 연출하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특히 마지막 날 글로버와 미켈슨, 듀발, 반스(이상 공동2위), 로스 피셔(잉글랜드·5위) 등 5명의 선수가 펼친 우승 경쟁은 메이저대회에서만 볼 수 있는 명장면이었다.

대회 2연패와 개인통산 15번째 메이저 사냥에 나섰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대역전을 노렸지만 1타 밖에 줄이지 못하면서 최종합계 이븐파 280타로 소렌 한센(덴마크)과 함께 공동 6위에 만족했다.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은 합계 3오버파 283타로 공동 16위, 최경주(39·나이키골프)는 12오버파 292타로 공동 47위로 경기를 마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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