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3연전 결승타 2개…“형님 만세”

  • 입력 2009년 6월 1일 08시 20분


영웅 이종범 “고참 역할해 기쁘다”

잠실구장 이종범!이종범! 큰 환호

1990년대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궜던 해태와 LG의 라이벌전. 그 열기는 5월 29-31일 잠실구장에 고스란히 옮겨졌다. 평일인 29일 1만8134명이 찾은데 이어 30일에는 3만1000석이 매진됐다. 31일 관중도 2만7488명에 달했다. ‘전통의 맞수’가 부활한 듯했다.

양 팀 선수들도 각오가 남달랐다. 특히 29일과 30일, 연속해서 KIA에 패한 LG는 더 그랬다. 경기 후반까지 4-1로 뒤졌지만 7회말에만 4점을 뽑아 5-4로 기어코 뒤집었다.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들을 만했다.

그러나 KIA는 LG보다 더 많이 달라졌다. 9회초. 선두타자 김원섭이 깨끗한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1사 후에는 최희섭의 볼넷, 이재주의 동점타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어진 2사 2·3루. 타석에는 이종범(39·사진)이 섰다. 비어있는 1루. 예전의 이종범이었다면 승부를 피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LG 배터리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헛스윙, 그리고 파울. 볼카운트 2-0. 3구째에 이종범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고,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졌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7-5 재역전. 29일에도 0-0이던 3회 1사 1·2루서 2타점 좌월 2루타를 터뜨려 KIA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이종범이었다.

3연전 동안 결승타 2개. “이종범! 이종범!”을 연호하는 KIA 팬들의 목소리가 잠실구장을 뒤덮었다. 흡사 좀 더 넓어진 광주구장을 보는 듯했다. 이종범은 언제나처럼 헬멧을 고쳐 쓴 뒤 손을 들어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변함없는 ‘영웅’의 위용이었다.

한때 은퇴 위기에까지 몰렸던 그였다. 언젠가부터 ‘명예로운 은퇴’에 대한 압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종범은 “은퇴는 명예로운 게 아니다”라면서 팀에 남았다.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서였다.

그는 경기 후 “팀 고참으로서 무조건 해결하고 싶었다”면서 “초구부터 노렸는데, 노림수가 맞지 않아서 힘들었다. 다행히 타구가 밀려서 안타가 됐다”고 팽팽했던 긴장감을 털어놨다.

그는 또 “요즘 1점차 정도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모처럼 고참 역할을 해서 기쁘다. 팀 분위기가 무척 좋기 때문에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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