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맞수’ SK-두산 살벌한 벤치전

  • 입력 2009년 5월 23일 08시 18분


SK 김성근 감독은 “두산하고 붙으면 입장료 두 배 받아야 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한 적이 있다. 4월말 두산과의 첫 3연전(잠실)을 1승1무1패로 마친 ‘소감’이었다. 그만큼 보는 이는 재미있었겠지만 하는 사람은 힘들었단 뜻이다.

직접적 표현은 자제하지만 SK의 비공식 ‘가상 주적’은 두산이다. 흐름상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21일 삼성전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기류가 흘렀던 것도 그래서다. 만약 21일 삼성전이 취소됐다면 선발 카도쿠라를 22일 두산전에 불펜 대기시킬 계획까지 마련해놓고 있었다. 발목이 좋지 않은 정근우도 1번타자로 출장을 강행시켰다.

의도적으로 바꾼 건 아니지만 두산 3연전 선발은 김광현-전병두-고효준 순서다. 상대적으로 왼손투수에 약한 성향을 띠는 두산을 겨냥한 부분도 있을 터. 22일 경기 4회 2사 1,3루에선 다리부상중인 이호준까지 대타로 써서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에 맞서 두산 김경문 감독도 선발 포수 용덕한이란 변칙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승환 부상 이후 채상병이 선발로 나오고 있지만 김 감독은 “새로운 포수의 새로운 볼 배합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로 연기된 21일 선발인 용병 세데뇨도 불펜 대기시켜놓았다. 압권은 3회말 수비 중 나온 간판타자 김현수 교체. 좌익수 김현수가 정근우의 타구를 실책성 수비로 2루타로 만들어주자 바로 이종욱으로 바꿔버렸다.

SK 사람들은 “우리가 그렇게 많이 이긴 것 같은데도 두산이 따라붙고 있다”고 말한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맞대결, 양 팀 누구나 원하지 않아 보이지만 현실은 그 방향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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