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3년 연속 리그 우승…박지성 개인 통산 16번째 우승컵

  • 입력 2009년 5월 17일 00시 51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3년 연속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맨유는 1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아스날과의 2008-2009 시즌 리그 37라운드 홈경기에서 전후반 90분간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맨유는 27승6무4패(승점 87)를 기록, 오는 25일 헐시티와의 리그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게 됐다. 2위 리버풀(승점 80·23승11무2패)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승점 86 밖에 되지 않는다.

이날 우승으로 맨유는 1878년 창단 이후 리그 3연패의 금자탑을 두 번이나 쌓아 올린 최초의 클럽으로 탄생했다. 맨유는 라이언 긱스, 로이 킨, 데이비드 베컴 등이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던 1999~2001년 처음으로 리그 3연패를 이룩한 바 있다. 승리 여신의 도움 없이는 결코 이룩할 수 없는 대기록이다.

그동안 EPL 3연패를 1회 달성한 클럽으로는 허더스 필드(1924~1926), 아스날(1933~1935), 리버풀(1982~1984) 등이 있다.

또한 맨유는 통산 18번째 우승 트로피에 입맞추면서 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했던 리버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관심을 모았던 ‘우승 제조기’ 박지성(28)은 후반 21분 카를로스 테베즈와 교체 투입돼 약 27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아스날만 만나면 펄펄 날던 박지성은 앞선 위건전에서 후반 막판 5분여 밖에 소화하지 않아 선발 출전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공격력이 좋은 아스날을 맞아 4-2-3-1 전술을 가동했고, 박지성의 킬러본능 대신 노장 긱스의 풍부한 경험을 먼저 내세운 뒤 후반 중반 밀리는 듯하자 박지성을 투입시켜 중원의 안정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투입되자마자 5분 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망을 흔들었지만, 도움을 준 호날두가 오프사이드 판정에 걸려 아쉽게 골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후 박지성은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아스날의 파상공세를 막아내 볼 점유율을 높였고, 역습 시 빠른 침투로 골 욕심을 냈지만, 끝내 득점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지만, 소속팀의 우승으로 박지성은 지난 2005년 7월 맨유에 입단한 이후 무려 8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축구 변방인 아시아 출신 선수가 지구촌 최고의 리그에서 3연패를 달성한 것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박지성은 프로 데뷔 이후 개인 통산 16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2001년 일본 교토 퍼플상가를 J1으로 승격시키면서 첫 우승을 맛봤던 박지성은 2003년 일왕배 결승에서 동점골과 결승골을 도우며 일본에서만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네덜란드로 건너온 박지성은 PSV에인트호벤 소속이던 2003년 5월 에레디비지에를 처음으로 평정한 뒤 2개월 뒤 피스컵까지 우승했다. 8월에는 위너스 슈퍼컵을 품에 안았고, 2년 뒤 다시 리그와 KNVB컵에서 우승 축배를 들었다.

박지성의 우승 행진은 2005년 맨유에 입단한 이후에도 계속됐다. 2006년 칼링컵에서 영국 진출 이후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지성은 2007년 리그와 커뮤니티 쉴드, 2008년 다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등 더블을 달성했다.

그리고 2008년 12월 일본에서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으로 세계 챔프에 올랐던 박지성은 올해 3월 칼링컵 우승으로 좋은 추억을 남긴 바 있다.

프로선수로 활동한 지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16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는 것은 박지성을 ‘우승 제조기’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한 이력이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