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오거스타 밟는게 꿈”

  • 입력 2009년 5월 14일 16시 44분


“나는 아직도 꿈을 버리지 않았다.”

미셸 위(20·나이키골프)가 계속해서 남자대회에 출전해 성(性)대결을 펼칠 뜻이 있음을 털어놓았다. 미셸 위는 14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이 열리는 뉴저지 주 클리프턴의 어퍼 몽클레어 골프장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PGA투어에서 우승하는 것과 마스터스에 출전해 오거스타를 밟아보는 것이 나의 희망이다”고 말해 아직도 성대결에 출전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미셸 위는 2003년 캐나다에서 첫 성대결을 펼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리노타호오픈까지 10여 차례 남자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은커녕 컷 통과조차 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2006년)에서 컷을 통과한 것이 유일하다. 물론 마스터스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골프위크 인터넷판은 “6년 전 13살의 어린 나이에 혜성처럼 등장한 미셸 위는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세계 골프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초청 선수로 남자대회에 출전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고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했다. 성적만 놓고 볼 때 미셸 위의 성대결은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나 미셸 위의 거침없는 행보는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미국은 물론 일본과 한국에서도 성대결을 펼치며 관심 끌기에 성공했다.

성대결을 펼치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미셸 위는 2005년 10월 프로 진출과 동시에 1000만 달러의 후원금을 챙기는 등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까지 꾸준하게 남자대회에 출전해온 미셸 위는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탓에 작년부터 남자대회 출전을 자제해 왔다.

올해 LPGA 투어의 정식 멤버가 된 미셸 위는 개막전인 SB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미셸 위는 “계속 노력하고 있고 우승이 가까워졌다고 느낀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잠잠했던 미셸 위의 성대결 출전이 다시 한번 보도되자 주변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자골프 세계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미셸 위가 우리와 다른 길을 걸어왔고 조금씩 향상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LPGA투어에서 내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남자대회에 출전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LPGA는 말 없이 미셸 위를 지켜보고 있지만 속병을 앓을 지경이다.

LPGA는 지난 주말 대회가 없는 틈을 타 선수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LPGA투어의 흥행에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더군다나 이 자리에서 “미셸 위가 엄청난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활약은 LPGA 투어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 미셸 위가 머리 속으로는 남자대회 도전만 꿈꾸고 있는 것이다. 정작 LPGA에서는 우승도 한 번 하지 못하면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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