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 스페셜] 롯데 거포 라인업은 빛좋은 개살구?

  • 입력 2009년 4월 9일 07시 50분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야구는 이름이 아니라 밸런스라는 진리를. 한국의 ‘거인’인 롯데는 어떨까. 적어도 개막 초반 페이스만 따지면 닮은꼴이다.

노출된 가장 큰 난제는 전략적 유연성이 떨어지는 점이다. 라인업은 화려한데 막상 실전을 해보면 중복전력이 발생하는 요미우리의 고질이 고스란히 롯데에서도 비쳐진다.

○이대호

롯데는 간판스타 이대호를 3루수로 고정 기용하고 있다. WBC 당시 이대호는 3루 수비 부담감을 직접 호소한 바 있다. 물론 롯데에서 WBC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을 리는 없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대호의 3루 수비 능력 자체가 아니라 다른 포지션에 돌리고 싶어도 여의치 않은 현실이다. 이대호가 1루로 가면 김주찬이 외야로 돌아야 되는데 작년 수비 도중 동료와 충돌로 기절까지 했던 전력이 있는 등, 부담감을 가진다는 전언이다. 그래도 강행한다면 이인구나 손아섭을 벤치에 앉혀야 되는데 아깝다.

그렇다고 WBC 대표팀처럼 이대호 지명타자 전환은 더 힘든 얘기다. 목돈을 써 모셔온 홍성흔이 있어서다. 홍성흔 영입으로 작년 잘 해준 정보명까지 벤치를 데우는 실정이다. 롯데로선 홈구장 사직이 상대적으로 수비가 용이한 천연잔디여서 이대호를 3루로 끌고 가는 길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여기다 이대호가 3루 수비를 해줘야 최적의 타선조합을 구성할 수 있다.

○로이스터

그렇다면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플랜B’를 가지고 있을까. 적어도 현 시점에서 ‘No’다. 이에 대해 로이스터의 반응은 ‘그런 가정을 왜 꺼내느냐’는 표정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기억도 못하는 3경기를 했을 뿐.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끝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잘랐다.

그러나 시범경기(11승1패)와 달리 막상 베스트 멤버가 가동된 개막 이후 롯데 타선은 상당한 정체에 걸렸다. 이대호-가르시아가 특히 그렇다. 그러나 마땅한 대체 옵션도 없고, 무엇보다 로이스터가 ‘변화’를 원치 않고 있다. 좋게 보면 메이저리그식 선수 본위 야구고, 다르게 보면 대안부재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 ㅣ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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