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제 삶의 모든 것… 정말 보고 싶어요”

  • 입력 2009년 4월 4일 02시 55분


북한전 결승골 김치우 하늘나라 어머니 전상서

‘너무도 그립고 보고 싶고 멀리 있지만 항상 가깝게 느껴지는 어머니….’

1일 북한과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B조 5차전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김치우(26·FC 서울·사진). 그의 결승골은 어머니에게 바친 골이었을지도 모른다.

4일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김치우의 소속팀인 서울이 발간한 ‘매치데이 뉴스’에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담아 쓴 편지가 실렸다. ‘사랑하는 어머니, 아들 치우입니다’로 시작하는 편지는 ‘그동안 잘 지내셨죠?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항상 저를 지켜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어머니 덕에 힘들고 지쳐도 뛰고 또 뛸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축구선수 김치우의 삶의 의미입니다’라고 적었다.

김치우는 중학교 3학년 때 어머니를 위암으로 잃고 외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종종 어머니의 영정이 있는 사찰을 찾는 김치우는 북한전을 앞두고도 방문했다. 이 편지에서 김치우는 ‘하늘나라에서 항상 저를 지켜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어머니, 처음으로 편지를 쓰다 보니 편지가 너무나 늦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야 사랑한다는 말을 해봅니다. 너무나 보고 싶고 사랑합니다’라며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올해 김치우는 K리그 개막전에서 두 골,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두 골을 넣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서울 관계자는 “올해부터 매치데이 뉴스에 선수들이 돌아가며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게 했다. 선수들은 전화로 내용을 불러 팬이나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평소 어머니에 대해 내색하지 않던 김치우는 직접 e메일로 글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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