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서 웃는 자 시즌서 눈물 흘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4일 02시 55분



1회대회 참가 MLB투수들 성적 ‘뚝’
봉중근등 태극전사들 “후유증 없다”


올해 프로야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의 열기가 이어져 사상 최대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WBC를 통해 국민적 스타가 된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돌아가 펼치게 될 명승부는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WBC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몸을 제대로 만들기 전인 3월에 체력 소모가 많은 단기전을 치른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할 수 있다는 것.
최근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2006년 3월 1회 WBC에 참가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시즌 성적을 비교했다. SI 분석에 따르면 타자들은 2005년과 2006년 기록에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투수들은 달랐다. WBC에 각국 대표로 참가한 21명의 투수 중 그해 은퇴 등으로 기록 산출이 무의미한 2명을 제외한 19명의 투수는 2005년 평균 195이닝 이상을 던졌지만 2006년에는 평균 163이닝 이하로 떨어졌다. 부상에 시달린 5명을 제외하더라도 14명의 평균 성적이 하락했다. 2회 WBC 기간 내내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왜 그리 소속 선수 차출에 간섭했는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흥미로운 건 14명의 투수 중 오히려 성적이 나아진 5명이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박찬호(필라델피아)였다. 박찬호는 2006년에 2005년보다 4경기 많은 24번 등판했고 평균자책은 5.66에서 4.81로 낮췄다. 박찬호를 비롯해 1회 WBC 4강을 이끈 많은 태극 전사들이 WBC 이후 더 힘을 냈다. 일본의 심장부에 홈런을 쏘아올린 이승엽은 2005년 홈런 30개에서 이듬해 41개로 늘었다.
제2회 WBC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은 “WBC 후유증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항일 의사’ 봉중근(LG)을 필두로 류현진(한화), 윤석민(KIA) 등은 개막전 선발을 명받았다. 김태균(한화)의 홈런포도 불을 뿜을 기세다.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광현(SK), 장원삼(히어로즈), 손민한(롯데) 등도 화려한 복귀를 꿈꾸고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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