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남북, 월드컵 동반진출 가능성은

  • 입력 2009년 4월 2일 17시 37분


한국 축구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진출 8부능선 통과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2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일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에서 김치우의 절묘한 프리킥 결승골을 앞세워 북한을 1-0으로 누르고 7회 연속 본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습니다.

(김현수 앵커) 네 한국이 극적으로 이겨 기분 좋은 결과를 얻어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줬습니다. 어제 현장에서 취재한 양종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양 기자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양종구 기자 ) 한마디로 8부 능선을 통과했다고 봐도 됩니다. 한국은 3승 2무로 승점 11점을 기록해 3승 1무 2패로 승점 10점인 북한과 역시 승점 10점으로 골 득실에서 뒤져 3위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B조 1위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3경기를 남겨 두고 있고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는 2경기만을 남겨둬 한국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정도 한국에 유리합니다. 한국은 6월 6일 최약체로 이미 본선진출이 좌절된 아랍에미리트와 원정경기를 치른 뒤 같은 달 10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이란을 연거푸 홈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합니다. 조 1위가 된데다 원정에선 약체를 만나고 홈에서 강팀을 상대해 심리적으로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박 앵커)네, 그렇군요. 북한은 어떤가요. 남북이 월드컵 본선에 함께 진출할 가능성도 있나요?

(양 기자)네, 가능성은 있습니다. 현재로선 북한은 조 2위를 확보하는 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북한은 6월6일 이란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6월17일 사우디아리비아와 원정경기를 치르는 일정으로 다소 벅찬 감은 있습니다. 특히 2위 경쟁을 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정경기를 치르는 부담이 큽니다. 그러나 이란을 홈으로 불러들여 잡는다면 2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 한국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국이 1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잡아 준다면 북한이 17일 사우디아라비아에 큰 점수차로만 지지 않는다면 승점 13점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동률이 돼 골 득실차에서 앞서 2위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골 득실차에서 +2로 -1일 사우디보다 앞섭니다.

(김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데 한국이 이겼지만 경기 내용에선 좀 답답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한국 공격이 무뎌서인가요? 아니면 북한이 잘해서 인가요?

(양 기자) 사실 최근 북한의 전력이 크게 상승한 게 사실입니다. 경기 전까지 2연승을 달리며 조 1위를 지켰던 북한은 최소한 비겨도 된다는 생각으로 수비를 8명까지 세워 철옹성을 쌓은 뒤 역습에 나서는 전략을 폈습니다. 이 전략은 잘 먹혀들었습니다. 한국은 조원희와 기성용을 중앙 미드필드에 배치하고 박지성과 이청용을 좌우 날개에 포진시켜 중앙과 사이드를 이용해 돌파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북한의 수비벽에 막혔습니다. 특히 북한 선수들은 과거와 달리 여유 있는 플레이로 한국의 공격을 무력화 시켰습니다. 국제무대에 등장하지 않던 과거와 달리 최근 국제대회에 자주 참가하면서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후반 42분 김치우의 절묘한 프리킥 결승골이 없었다면 한국은 다시 한번 북한과 무승부를 기록했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이번 승리로 북한 전 5연속 무승 징크스에서 탈출했습니다.

(박 앵커) 북한의 역습도 굉장하던데요. 골은 못 넣었지만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장면이 많았습니다.

(양 기자) 맞습니다. 북한은 홍영조와 문인국 등 발 빠른 미드필더들을 앞세워 좌우 사이드를 손살같이 돌파한 뒤 크로스로 정대세에게 연결하는 역습에 능합니다. 후반 1분 북한 홍영조가 왼쪽 사이드를 돌파한 뒤 띄워준 크로스를 정대세가 헤딩한 볼은 사실상 골에 가까울 정도로 위협적이었습니다. 이운재가 가까스로 걷어냈지만 옆에서 볼 땐 골이나 마찬가지 상황이었습니다. 김정훈 북한 감독은 당시 심판에게 "골이다"고 강하게 항의를 했고 경기 끝난 뒤 인터뷰에서도 심판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현재 이 장면은 인터넷에서도 "골이다" "아니다 착시 현상이다"는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박 앵커) 어쨌든 앞으로 경기들이 기대됩니다. 양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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