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으로 몰아쳐야 北 기세 꺾는다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9분


(좌)허정무 감독 (우)북한대표팀 김정훈 감독 - 연합 스
(좌)허정무 감독 (우)북한대표팀 김정훈 감독 - 연합 스
■ 오늘 오후 8시 월드컵 亞예선… “북한 제물로 조1위 탈환”

‘마음을 다스리면 승리하리라.’

남북 대결은 심리전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승부가 난 경우가 드물다.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북한에 5승 7무 1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엔 5경기 연속 무승부였다. 언젠가부터 실력보다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에 끌려 다니기 시작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44위)이 북한(107위)에 앞서지만 최근엔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B조 5차전도 심리전이 주요 변수다. 한국은 홈이지만 승점 8점(2승 2무)으로 조 1위 북한(승점 10점·3승 1무 1패)에 뒤져 있어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심리적으로는 한국이 궁지에 몰린 셈이다.

허정무 감독은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고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 북한과 네 번이나 비겼으니 이번에도 비기거나 진다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허 감독은 “공격진이 28일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골 결정력은 좋지 않았지만 북한전에서는 골이 많이 터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골 차 승부가 될 것이다. 박빙의 경기에서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 공격의 핵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고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잘 리드하고 있다. 신예 기성용(FC 서울)은 중원 사령관으로 왼쪽 공격수 박지성을 보좌한다. 이근호와 박주영(AS 모나코)은 공격의 쌍두마차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훈 북한 감독은 “최종 예선 통과의 주요 관문인 만큼 승점 3점을 꼭 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북한은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지킬 수 있어 여유가 있다. 북한은 예년처럼 7, 8명이 밀집수비를 펼치다 역습에 나서는 ‘선 수비 후 공격’ 전술을 구사할 듯하다. 공격 라인은 정대세(가와사키)가 원톱에 서고 발이 빠른 홍영조(로스토프)와 문인국이 좌우 날개에 포진하는 삼각편대를 형성해 반격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남북전은 박지성과 정대세의 대결로도 관심을 끈다. 박지성은 팔방미인처럼 여러 포지션을 능숙하게 소화하는 선수라는 뜻인 ‘팔방돌이’로 통할 정도로 북한에서도 인기가 있다. 정대세는 파괴력이 넘치는 돌파와 위력적인 슈팅이 맨유의 웨인 루니를 닮아 ‘인민 루니’로 불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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