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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30일 0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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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김 감독이 거듭 강조한 준우승 비결은 역시 팀워크였다. 일례로 이범호는 하와이에서 김 감독이 “네가 탈락할 수 있다”란 언질을 접하자 “저는 이미 병역혜택도 받았으니 (박)기혁이를 뽑아 달라”고 말했단다. 또 단 1타자도 상대하지 않고도 끝까지 남은 손민한 미스터리에 관해서도 “롯데에서 하루 27개 이상 안 던졌다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피치를 올리려니까 잘 안된 듯하다. 데려올 투수도 없고, 시차적응도 있어서 바꾸지 않았다. 아시아 라운드 마치면 올라올 줄 알았고, 되도록 같이 가려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WBC 최고 수훈갑으로 꼽은 선수는 정현욱이었다. 요약하면 ‘희생정신’이 WBC 대표팀의 엔진이었다.
그러나 희생정신은 자발적으로 끌어낸 것이지 감독이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팀 미팅은 딱 3번했다. 처음 모였을 때, 결승전 끝나고 헤어질 때, 그리고 일본전 콜드게임 패배 직후. 첫 미팅 땐 “좋아서 했던 야구로 태극마크까지 달았으니 여러분은 가장 성공한 야구선수다. 이왕 좋아서 했으니 웃으면서 헤어지자”고 했다. 결승전 직후엔 “처음 만났을 때 약속 지켜줘서 고맙다. 박수치고 헤어지자”고 선수들을 위로했다. 막상 자신은 호텔방에 돌아오니 이치로가 천장에 어른거려 잠을 이룰 수 없었지만….
김 감독은 봉중근 윤석민 김태균 정현욱에 관해선 “WBC를 통해 미국, 일본 어느 팀에 가도 주전급으로 뛸 수 있는 실력을 검증받았다”고 평했다. 그러나 진정한 한국의 저력은 팀으로 뭉쳐 단기전을 치를 줄 아는 능력이라고 단언했다. ‘전력이 달린다고 꼭 지는 법은 없다’는 승부의 진리를 WBC에서 세계적으로 증명한 김 감독이다.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