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왕년엔 메이저리거!” 봉중근 영어실력도 ‘따봉’

  • 입력 2009년 3월 10일 08시 17분


LG 봉중근(29)이 9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결승에서 일본 타자들을 꽁꽁 묶은 비결은 위력적인 구위가 전부는 아니었다. 8년 간 미국 프로야구를 경험하면서 익힌 유창한 영어실력, 그리고 외국 심판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한 미소가 또 하나의 무기였다. 봉중근은 1회 첫 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를 상대로 첫 공을 던지기 전, 갑자기 주심 다나 데무스에게 타임을 걸더니 막힘없이 뭔가 얘기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치로가 나타나자 관중석을 뒤덮은 카메라 플래시에 대해 가벼운 항의를 하는 듯 했다. 주심과 유창하게 대화를 나누는 봉중근의 모습은 일본 쪽에 “자신감 넘치는 투수”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원어민에 가까운 영어실력은 실수 때도 빛을 발했다. 봉중근은 4회 무사 1루에서 견제구를 던지다 보크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당황하는 대신 심판과 직접 대화를 나눈 뒤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봉중근은 표정만큼이나 여유 있는 피칭으로 계속된 무사 2루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