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왜 무너졌나?] ‘현미경 야구’에 당했다, 그러나…

  • 입력 2009년 3월 9일 08시 08분


김광현(21·SK)은 7일 일본전에서 혹독한 시련을 맛봤다. 그로서도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참패였다. 실패의 원인으로는 우선 일본식의 ‘현미경 분석 야구’에 해부됐음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코나미컵 주니치전(6.2이닝 3안타 1실점)부터 일본대표팀을 상대로 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본선(5.1이닝 3안타 1실점)과 준결승(8이닝 6안타 2실점)까지 김광현은 3차례나 쾌투를 거듭,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3차례 호투가 역설적으로 김광현에 대한 일본 특유의 분석심리를 자극했다. 실제로 일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SK의 고지 캠프에까지 정찰원을 파견했다. 결전을 앞두고는 ‘김광현은 좌우, 상하의 두 종류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고 있다. 공략 포인트는 슬라이더’라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음을 내비쳤다. 7일 일본 타자들은 집요하게 슬라이더를 노려 쳤다. 김광현의 컨디션 난조도 빼놓을 수 없다. 7일 그의 슬라이더는 각도가 밋밋했고, 구속은 완만했다. 게다가 주심의 볼 판정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WBC 공인구에 대한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다. 김광현은 이미 2일 세이부와의 평가전에서 3이닝 6안타 1실점하며 이상기미를 보였다.

다행히 김광현은 아직 어리다. 치유 속도도 빠르다. 당장 2라운드 이후부터도 한국은 일본과 최대 3차례 맞붙을 수 있다. 컨디션 회복이 전제조건이지만 ‘두 번 지지는 않는다’는 오기로 똘똘 뭉친 김광현이기에 2라운드에서 한 차례 정도 시험등판을 거친 뒤에는 일본전에 다시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도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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