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기자의 여기는 도쿄!] 한국 “오늘은 일본 깬다”

  • 입력 2009년 3월 9일 07시 50분


어쨌든 미국은 간다. 그러나 아직 일본에서 하고 갈 일이 남았다. ‘리벤지(복수)’가 그것이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1차 목표로 잡았던 8강행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8일 도쿄돔에서 열린 중국전을 10안타로 14-0, 7회 콜드게임 승리, 일본과 함께 아시아라운드를 통과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부터 총력전을 선언, 방심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경기는 쉽게 풀렸다. 선발 윤석민은 6이닝(70구) 2안타 무실점으로 완벽 봉쇄했다. 타선은 1회말 연속 볼넷 뒤 3번 김현수의 우전 적시타와 4번 김태균의 땅볼로 선제 2득점했다. 이어 4회엔 이범호가 좌월 2점홈런(비거리 110m)을 터뜨렸다. 한국은 5-6회 내리 5점을 추가, 7회로 경기를 끝냈다. 중국은 일본-대만전에서 주력 투수를 모조리 소진, 한국전 대패를 면치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9일 오후 6시30분 일본과 재대결을 벌인다. 아시아라운드 1위 결정전이다. 2위까지 티켓이 주어지지만 1위가 8강 대진에서 유리할 수 있고, 무엇보다 양국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한국은 좌완 봉중근, 일본은 우완 이와쿠마가 선발 예고됐다.

○한국 사이드

객관적 여건은 한국이 훨씬 불리하다. 원정경기 핸디캡은 기본이고, 류현진과 추신수의 출격마저 미지수다. 대표팀은 왼 허벅지 근육통을 앓는 류현진을 무리시키지 않고, 쾌조의 컨디션인 봉중근에게 선발 중책을 맡겼다.

또 추신수는 ‘1라운드는 3경기만 출장시킨다’는 클리블랜드와의 약속 때문에 지명타자 출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김 감독은 대타로 쓰는 정도를 희망하고 있다.

이 경우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3루엔 이범호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마운드도 특정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봉중근-손민한-정대현-오승환-임창용의 계투가 예상된다. 다행히 윤석민이 중국전에서 6이닝을 맡아줘 불펜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일본 사이드

일본은 8일 낮 도쿄돔 연습으로 컨디션을 조정했다. 투수는 마쓰자카만 제외하고, 전원 나올 수 있다. 선발투수는 작년 사와무라상 수상자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다. 190cm 장신 우완투수로 최고 154km 직구에 고속 슬라이더가 주무기. 2003년과 2004년 15승씩 거두다가 이단 투구동작이 지적되면서 부진했지만 지난해 21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첫 등판이다.

더 부담스런 존재는 불펜진이다. 1회 WBC에서 한국전 초강세였던 와타나베는 7일 한국전에서도 7구로 3자범퇴시켰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힘겨워하는 좌완 중엔 스기우치가 저격수로 떠올랐다. 스기우치도 7일 1이닝 무실점(12구)했다. 타순은 큰 틀의 변화를 주진 않겠지만 이치로-아오키가 역시 요주의다. 컨택트 능력이 워낙 빼어나다.

한국야구의 저력은 ‘기세’에 있다. 그렇기에 2연패는 용납할 수 없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자존심이 9일 일본전에 걸려있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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