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이승엽 같은 해결사 되겠다”

  • 입력 2009년 2월 26일 07시 46분


“이승엽 선배가 대표팀에서 했던 역할을 해내고 싶다.”

메이저리거 추신수(27·클리블랜드)가 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중심타선에 포진할 추신수는 25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애리조나 피닉스를 떠나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대표팀 전지훈련에 막차로 합류하기 위해서다.

각오부터 다부졌다. 그는 스스로의 역할을 ‘해결사’로 정리했다. “어떤 경기에서도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처럼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싶다”면서 “홈런을 치겠다고 공언하는 것보다는 이승엽 선배처럼 중요한 상황에서 제 몫을 해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추신수는 무조건 3번타자”라고 못박아놓고 합류를 손꼽아 기다리던 김인식 감독의 얼굴도 비로소 활짝 펴지게 생겼다.

○“최고의 선수들과 한 팀에서 뛰고 싶었다”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달게 된 태극마크. 그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보다 지금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다”면서 “구단의 반대를 무릅쓰고 굳이 WBC에 참가하려 했던 이유도 대회 그 자체보다는 최고의 선수들과 한 팀에서 함께 해보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모처럼 한국 정상의 선수들과 살을 부대끼며 뛴다는 사실 자체에 감격한 듯 했다. 게다가 이번 대표팀에는 1982년생 동갑내기들인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 정근우(SK)가 포진해 있다. 부산에서 야구하던 시절 인연을 맺었던 손민한(롯데) 이택근(히어로즈)과의 만남도 기대하고 있다. 그는 “나보다 어린 선수들하고만 친분을 쌓으면 될 것 같다”면서 “하와이에서 사흘만 머물더라도 이 곳에 꼭 오고 싶었던 이유는 함께 훈련하면서 장난도 치고 정을 쌓은 후 대회에 나가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일본과의 결전에서도 ‘필승 다짐’

마음의 준비도 끝냈다. 추신수는 가장 큰 라이벌로 여겨지는 일본과의 대결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전 선발로 유력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와의 대결에도 앞장서야 한다. 그는 “마쓰자카의 비디오를 많이 봤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베이징올림픽 녹화장면을 보며 눈에 익혀놓으려고 애썼다”면서 “(메이저리거가 많은 일본이) 개인적인 기량에서는 앞설지 몰라도 팀으로서는 이길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또 ‘악연’이 있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를 “좋은 선수”라고 인정하면서도 “개인적인 승리보다 팀의 승리가 중요하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하와이|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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