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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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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생순’ 신화의 주인공 서울시청 임오경 감독(38)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핸드볼 큰잔치 여자부 풀리그 서울시청과 용인시청의 경기.
서울시청은 종료 2분 50여 초를 남기고 31-32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어이없는 실책이 이어지며 31-34로 졌다.
임 감독은 패배가 결정되자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신생 팀다운 패기로 잘 싸웠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해 3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서울시청은 이제 벼랑 끝에 섰다. 예선리그 남은 4경기에서 최소 3승은 거둬야 3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핸드볼 전문가들은 서울시청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대한핸드볼협회 고병훈 사무국장은 “신생팀이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려면 보통 3년이 걸린다”면서 “내용면에서 서울시청은 당장 3강으로 꼽아도 괜찮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청은 임 감독의 스승인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최강 벽산건설과의 개막전에서도 전반 한때 앞서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임오경 감독도 자신감이 넘쳤다.
“최소한 1승 또는 2승은 거뒀어야 했는데 경험 부족이 문제였죠. 하지만 모든 선수가 골고루 자기 역할을 해 주고 있어 만족합니다.”
그러나 승부에서 패자는 할 말이 없다. 임 감독은 “조직력을 가다듬을 시간이 부족해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진다”며 “고비마다 분위기를 바꿀 선수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자평했다.
용인시청 김운학 감독은 “서울시청은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췄지만 선수들이 긴장했는지 손발이 맞지 않을 때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청에 지금 필요한 건 ‘우승’이 아닌 ‘1승’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임영철 감독은 “서울시청은 첫 승을 거두면서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안정된 선수층과 능력 있는 감독을 보유한 만큼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자부 삼척시청은 13일 한국체대와의 경기에서 30-24로 이겼다. 부산시설관리공단은 정읍시청을 30-25로 꺾었다. 남자부에선 지난 대회 우승팀 HC코로사가 조선대를 33-26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성균관대와 한국체대는 21-21로 비겼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