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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24일 0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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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현 뜻대로 방출?
안경현은 한결같이 “은퇴는 싫다. 다른 팀에서라도 뛰게 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두산도 안경현을 ‘전력 외 선수’로 분류해 놓은 지 오래다. 방출에 양 측이 동의하면 간단한 문제다. 하지만 안경현은 17년 간 베어스 유니폼을 입어온 프랜차이즈 스타다. 과거에 숱한 간판선수들을 떠나보내면서 팬들의 반발을 샀던 두산은 가급적 좋은 모양새로 일을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은퇴 종용도 결코 합당한 ‘예우’로 비쳐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두산 뜻대로 은퇴 후 지도자 연수?
그렇다고 두산에 안경현의 자리가 남아있는 건 아니다. 김 팀장은 “우리 팀에서 선수로 1년 더 뛸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구단 입장에서의 최선은 ‘은퇴 합의 후 보류선수 명단 제외’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김경문 감독이 안경현의 기용을 원치 않고 있다. 안경현은 올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두산은 최근 몇 년 간 이종욱·고영민·김현수 등을 발굴하며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김 팀장은 “안경현에게 (구단 제의를) 한 번 더 생각해 볼 시간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나 갖기는 싫고 남 주기는 아깝다?
여차하면 안경현을 ‘일부러’ 보류선수로 묶어둘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양 쪽 모두에 타격이 크다. 안경현은 두산에 적만 둔 채 1년을 흘려보내야 하고, 두산도 선수 한 자리를 허비해야 한다. 연봉 협상 과정에서도 또 한번의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두산은 안경현이 극적으로 마음을 돌릴 경우에 대비해 끝까지 발표를 미루겠다는 심산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뜻을 따르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고, 생각대로 하자니 팬들의 비난이 신경 쓰이는 곰들의 ‘눈치 작전’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