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환희와 절망이 교차된 드래프트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8시 15분


“우리 아들이 꼭 지명돼야 할 텐데….”

자식 잘되길 바라는 부모의 심정은 한결같았다. 2009시즌 K리그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20일 오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각 구단 코칭스태프 등 축구인들 사이에 일반인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대다수가 아들을 드래프트에 참가시킨 학부모와 지도자였다. 자신의 운명이 걸린 장면을 도저히 지켜볼 수 없다는 선수를 대신해 왔다고 했다. 지원자 402명 명단이 적힌 종이 뭉치를 들고 있던 이들은 두 눈을 꼭 감고 기도를 하거나 간절한 눈빛으로 단상을 바라봤다. 행사를 진행한 연맹 관계자와 구단 관계자로부터 등록 번호와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환희와 슬픔이 교차됐다.

인생의 승부처. 천당과 지옥이 공존한 드래프트가 끝난 뒤 분위기는 극과 극이었다. “아들, 너 XX구단에서 지명했다.” 일부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누군가와 통화하기 바빴다. 반면, 또 다른 일부는 눈물을 훔치며 발길을 돌렸다. “이제 내 자식은 어떻게 합니까?”란 떨리던 그들의 목소리에는 선택받지 못한 이의 아픔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각 구단의 부름을 받은 선수는 우선 지명과 번외 지명을 포함해 전체 31.6%인 127명. 나머지 70%는 축구 선수를 계속하기 위해 내셔널리그 등 아마추어 팀을 찾거나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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