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박주영 ‘골맛 들인 포식자들’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이근호가 후반 32분 첫 골을 터뜨린 뒤 오른손을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리야드=연합뉴스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이근호가 후반 32분 첫 골을 터뜨린 뒤 오른손을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리야드=연합뉴스
해결사 - 조커로 나서 필요할 때 ‘한방’

사우디전 ‘19년 무승’ 한풀이 주역으로

“You deserved it(승리할 만했다).”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

한국축구대표팀이 ‘해결사’ 이근호(대구 FC)와 ‘조커’ 박주영(AS 모나코·사진)의 연속 골로 2-0으로 이긴 뒤 스타디움 총책임자인 무하메드 살람 씨는 승리를 축하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대표팀 전원이 이 말을 듣기에 충분했지만 가장 빛난 별은 골을 터뜨린 이근호와 박주영이었다.

후반 32분 골 지역 오른쪽에 있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이영표(도르트문트)가 띄워 준 볼을 슛했으나 볼이 골 지역 왼쪽으로 흐르자 골문 앞에 있던 이근호가 오른발로 툭 밀어 넣었다. 박주영은 후반 인저리 타임 때 미드필드 지역 오른쪽에서 넘어 온 공을 잡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19년간 한국 축구를 괴롭혀 온 사우디 무승 징크스를 날려 버린 골이었다.

지난해 6월 29일 이라크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이근호는 평가전을 포함해 최근 A매치 4경기에서 무려 5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이근호는 경기가 끝난 뒤 “골을 넣어 무척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힌 뒤 ‘국내용’이란 말을 들었던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맞기도 하다. 앞으로 대표팀과 함께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허정무호’에 복귀한 박주영은 이날 6월 7일 요르단과의 3차 예선 4차전에서 뽑았던 페널티킥 결승골 이후 5개월여 만에 골 맛을 봤다.

이날 한결 여유 있는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은 박주영은 “공간이 나서 슈팅을 했는데 수비수를 스치면서 운이 좋아 골이 들어간 것 같다”고 밝혔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이 덩치 큰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공을 끝까지 따라가는 점이 좋아졌다. 경기 전 후반에 교체해 들어가니 꼭 골을 넣으라고 했는데 넣어서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리야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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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취재 : 김동욱 기자


▲ 영상 취재 :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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