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WBC 코치진 인선 원칙 정하자”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9시 12분


내년 3월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구성문제로 한국야구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뼈대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 코칭스태프 인선부터 갈등이 표출되면서 서로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국야구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원칙 없는 주먹구구식 인선, 예견된 인재(人災)

베이징올림픽까지는 표면적으로 문제점이 크게 불거지지는 않았지만 야구계 내에서는 지금까지의 원칙없는 대표팀 감독 인선절차의 문제점을 들어 언제든 폭발 위험성을 안고 있는 시한폭탄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제2회 WBC 대표팀 사령탑을 놓고 베이징올림픽 이전부터 야구인들과 구단, 언론 등 각계에서 ‘원칙을 세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복안이 있다”, “감독 선임은 KBO가 할 일이다”라는 등 자신감만 보인 채 차일피일 원칙 수립을 미뤘다. 결국 WBC 감독 선임부터 코칭스태프 구성까지 각 구단 감독들이 줄줄이 고사의 뜻을 밝히면서 시한폭탄은 터지고 말았다.

○‘네탓 공방’보다는 ‘솔로몬의 지혜’를 찾을 때

밖으로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안으로는 ‘500만 관중돌파’라는 모처럼의 야구흥행 호재에도 불구하고 외부로 내비쳐지는 야구계의 갈등양상은 곱게 보이지 않는다. 팬들은 볼썽사나운 야구계의 ‘이전투구(泥田鬪狗)’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

다행스러운 점은 WBC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인식(사진) 감독이 이 상황에서 “나도 감독을 맡지 않겠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문제를 키울 게 아니라 이사회나 단장회의에서 원칙을 정해야한다”고 큰 틀에서 한국야구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사회에서 WBC에 참가할지, 말지부터 결정한 뒤 WBC에 참가한다면 어떻게 대표팀을 구성할지를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로 ‘네탓 공방’만 벌인다면 한국야구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지금이라도 상대를 이해하고 미래를 건설하는 지혜를 짜낼 때다. 그래서 대표팀 문제를 논의하는 10일 단장회의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더욱 눈길이 쏠린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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