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 스페셜] 김성근 “두산 발야구 묶을 비책 있다”

  • 입력 2008년 10월 25일 08시 17분


주자 습성 역이용 포메이션 훈련…전력분석팀 버릇 등 데이터 확보

‘한 베이스를 더 가느냐, 안 주느냐.’ SK와 두산이 2년 연속 맞붙는 한국시리즈의 최대화두다. SK 김성근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대목이 이 지점이란 사실은 24일 훈련을 통해서 확연히 드러났다. 두산을 겨냥해 준비한 패턴이 끊임없이 반복됐다.

○‘두산이 왜 무섭냐면…’

객관적 정황을 놓고 볼 때 SK는 두산의 ‘발야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옵션을 두루 지니고 있다. 일단 박경완이란 국내 최고의 포수를 보유하고 있기에 뛰는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고, 2루 송구 능력을 간과할 수 없다. 여기에다 SK는 제1선발 김광현을 필두로, 불펜의 정우람 가득염 이승호에 이르기까지 좌완투수가 즐비하다.

그러나 “두산은 결과를 생각 안하고 뛰는 팀이다. 그래서 무섭다”란 김 감독의 한마디야말로 두산 야구의 저력을 표현하는 촌철살인이다. 합리적 확률을 따지지 않고, 가능성이 제로가 아닌 한 몸을 던지는 두산 야구에 합리성과 확률을 중시하는 SK의 데이터 야구가 역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반면교사’

일견 무모할 수 있는 두산의 ‘한 베이스 더’ 베이스 러닝은 주루사를 남발하기도 하지만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종욱·김현수)과 6차전(오재원) 등의 경우처럼 승기를 잡는 득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SK 역시 이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듯 24일 훈련에서 외-내야의 중계 플레이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김 감독은 이 훈련을 지켜보면서 “이 훈련 했으면 삼성은 점수 안 줘도 됐잖아”라며 씩 웃었다. 아울러 투수와 타자는 주자를 둔 시뮬레이션 상황에서 실전투구와 타격을 실시했다. 투수가 안타나 외야 플라이를 맞을 때 수비 움직임을 집중 점검했고, 특히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두산 주자들의 습성을 역이용한 포메이션도 나왔다.

○SK의 ‘히든카드’, 전력분석팀의 ‘X파일’

두산의 발을 묶기 위한 또 하나의 과제는 도루 저지다. 일단 출루를 막아야겠지만 설령 진루한다면 이때부턴 배터리와 주자간의 머리싸움이다. 그러나 SK 배터리의 뒤엔 비밀병기인 전력분석팀이 있다.

두산을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상정하고 데이터를 축적해온 전력분석팀은 두산 선수별로 잘 뛰는 볼 카운트와 도루시 버릇에 대한 자료를 상당부분 확보했다는 전언이다. 전력분석팀의 노하우를 신뢰하는선수들은 “시즌처럼만 하면 된다”라며 여유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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