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2실점 ‘뿌듯’ 이혜천 호투는 밥심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8시 58분


“저것 봐요. 벌써 표정부터 건방져졌다니까.”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둔 20일 대구구장. 두산 윤석환 투수코치는 몸을 풀고 있는 투수 이혜천(29)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물론 흐뭇한 마음이 섞인 농담이었다. 이혜천 역시 턱을 치켜든 채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화답했으니 말이다.

이유가 있다. 3차전 선발로 나선 이혜천은 5이닝 2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했다. PO 4경기를 치르는 동안 5이닝을 버틴 두산 선발은 이혜천 뿐. 비록 팀이 패해 빛이 바랬지만 1,2차전 구원등판 후 다시 선발로 나선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합격점이었다.

윤 코치는 “스스로도 각오가 남달랐나봐요. 어젠 아침밥도 먹더라니까요”라고 했다. 잠이 많은 이혜천은 시즌 중에도 늘 아침식사를 거르기 일쑤. 원정 숙소에서 제공하는 조식 마감시간은 오전 10시30분인데, 윤 코치가 불시 검문을 실시할 때를 제외하면 밥 대신 늦잠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19일에는 누구보다 일찍 아침식사를 했으니 다들 놀랄 수밖에.

이혜천은 ‘밥심으로 잘 던진거냐’는 질문에 “아니에요. 배고프잖아요”라며 짐짓 웃어넘겼다. 하지만 앞으로는 선발 등판하는 날마다 아침밥을 챙겨먹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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