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뛰기 김덕현 ‘근심 넘어 한국新’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8시 53분


男육상 일반부 결승 8m13…한국기록 21년 만에 경신

“정말 마음고생이 많았어요. 속이 다 후련하네요.”

김덕현(23·광주광역시청·사진)의 목소리가 모처럼 밝았다. 김덕현이 14일 전남 여수 망마경기장에서 열린 제89회 전국체전 남자육상 멀리뛰기 일반부 결승에서 8m13을 날았다. 1987년 김원진이 작성한 한국 기록(8m3)을 21년 만에 무려 10cm 경신한 것. 전국체전 멀리뛰기에서만 4연패다. 김덕현의 종전 최고기록은 7m96.

한국세단뛰기의 희망으로 불리던 그였지만 최근에는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김덕현은 세단뛰기 입문 3년 만인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에서 16m78을 뛰며 박민수가 1994년에 세운 16m73의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2005년 11월 마카오 동아시아경기(16m79), 2006년 9월 요코하마 슈퍼그랑프리대회(16m88)에서 연이어 한국기록을 갈아 치웠다. 2006년 10월 전국체전에서는 한국세단뛰기의 숙원인 17m 벽을 깨며 17m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해 전국체전 MVP.

하지만 최근 2년간 자신의 기록을 깨지 못했고, 올해는 단 한번도 17m벽을 넘지 못했다. 급기야 11일, 전국체전 세단뛰기 일반부 결승에서는 16m53으로 은메달에 그치며 이 종목 7연패도 놓쳤다.

김덕현이 짚은 부진의 이유는 대한육상경기연맹이 2007년 12월 초빙한 도약부문 지도자 수렌 가자르얀(아르메니아) 코치와의 호흡문제. 세단뛰기는 홉(hop), 스텝(step), 점프(jump)로 나뉜다. 가자르얀은 “다소 낮게 날더라도 홉과 스텝의 타이밍을 빨리하라”고 강조해 왔다. 도움닫기의 스피드를 끝까지 살리는 식. 세계기록(18m29) 보유자 조너선 에드워즈(영국) 스타일이다.

반면, 김덕현의 본래 스타일은 점프력을 최대한 이용하며, ‘통통 튀는 식’이었다. 김덕현은 이 사이에서 결국 자신의 리듬을 잃었다. 하지만 얻은 것도 한 가지가 있었다. 스피드는 분명 향상됐다. 그 결과가 멀리뛰기에서 나타났다. 김덕현은 “멀리뛰기에서 기록을 세웠지만 나는 분명히 세단뛰기선수”라면서 “코치 문제가 어찌됐든 향상된 스피드를 최대한 살려 내 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여수|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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