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카리스마 박지성 일시 귀국 “한국축구 위기는 곧 기회”

  • 입력 2008년 10월 7일 08시 18분


“내 모든 경험·장기로 후배들 이끌 것 … UAE전 무조건 승점 3점”

11일 우즈벡 평가전·15일 월드컵최종예선 UAE전

“한국축구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한국축구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박지성은 11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수원 월드컵경기장)과 15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에 출전하기 위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우리 축구가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한 박지성은 그러나 이 어려움에 대해 부정이 아닌 긍정적인 면을 먼저 내다봤다.

그는 “위기라는 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간다면 한국축구가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지성은 한국의 과거 월드컵 출전 사례를 예로 꼽았다. “한국이 월드컵에 나가는 것은 언제나 힘들었다. 하지만 역경과 어려운 과정을 거쳐 늘 원하는 목표를 이뤄냈다. 오히려 더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난 한국 축구를 믿는다.”

박지성은 해외파의 경험도 대표팀 성적 향상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나도 대표팀에서 고참급 선수가 됐다. 나이가 많아진 만큼 경험도 많이 쌓였다. 이는 당연한 얘기다. 내가 가진 모든 장기를 활용해 후배들에 도움을 주는 선수가 돼야 한다. 후배들을 잘 이끌도록 노력하겠다.”

저조한 득점력과 어린 선수들이 대거 몰린 공격진에 대해 박지성은 “내가 투입된다고 해서 더 많은 골이 터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허정무 감독님의 부임 이후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나이는 어리지만 모두 풍부한 국제 경험을 갖췄다. 특별히 주눅들 이유는 없다. 나와 (이)영표 형 등 경험이 많은 선수가 도울 것이다. 절대로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며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그는 “무승부나 패배의 결과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상황이 될 뿐이다. 무조건 승점 3을 확보할 수 있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쌓은 화려한 경력 답게 입담도 많이 늘었다. 인터뷰 말미에 ‘경고 누적으로 허정무호에 승선하지 못한 김남일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차게 된다면’이란 물음에 “일단 주장을 맡게 되면 그 때 다시 얘기하겠다”는 재치있는 대답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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