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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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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 잘못 그린 김재박 감독
작년 5위였던 LG가 올 시즌 다시 꼴찌로 추락한 건 ‘에이스’ 박명환의 시즌 초 전력이탈이 일정 부분 이유가 됐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김재박 감독이 용병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우고 이번 시즌을 시작한 건 타선에서 이성열이 용병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 그러나 김 감독은 기대가 어긋나자 결국 이성열을 6월 3일 두산으로 이적시켰다.
트레이드 다음날, 김 감독은 “게으르고 한계가 있다. 투지도 실력도 안 된다”며 ‘보낸 자식’에 대한 쓴소리를 늘어놓았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시즌 전 ‘사람을 잘못 본’ 책임은 누구한테 있을까. 김 감독은 2군에서 ‘진주’ 안치용을 발굴해 내긴했지만 올 시즌 내내 공격력 부재로 고전한 LG로선 ‘용병 대신 이성열’ 카드 선택이란 첫 단추부터 어긋났던 셈이다.
김 감독은 줄곧 “선수가 없다. 구단이 선수 보강을 안 해줬다”고 넋두리를 늘어놓곤 했는데 이 말에 대해 다른 팀은 물론이고 구단 내부에서조차도 고개를 갸웃한 것도 사실이다.
○구심점 없는 선수단
5월 23일, LG 선수단은 ‘겉멋을 빼고 하나로 단결하자’고 ‘자체결의’를 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선수 대부분은 홈 경기 때 개인테마송 등을 없애는 ‘결의 내용’조차 모르고 있었다. 김 감독 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늬만 결의’였다. 6월 1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선수들 대부분이 삭발을 하고 나타났지만 ‘잘 해보자’고 삭발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선수단 내에서 적잖은 불협화음이 일기도 했다. 구심점이 없는 선수단은 승부근성도 부족했다.
최근 농구단에서 자리를 옮긴 이영환 신임 단장이 “야구에 대해 잘 모르지만…”이라면서도 “근성 있는, 끈기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도 그래서다.
○김영수 사장 “시즌후 대대적 정리”
30일 잠실 히어로즈전에 앞서 만난 김영수 사장은 꼴찌 성적에 대해 “나 자신도 부끄럽다. 그러나 왜 프런트만 책임을 지느냐. 선수단에게도 책임이 있다”면서 “시즌이 끝나면 정리할 선수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장이 바뀌고 몇몇 프런트가 옷을 벗었음에도 선수들 대부분은 그것이 갖는 의미를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 사장은 “올해 LG의 부진은 한두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누적된 것”이라면서 “선수단 정비는 물론 프런트 후속인사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대대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올 겨울, 칼바람이 예고되는 LG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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