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딱지 뗐어!… “롯데의 기둥으로 우뚝”

  • 입력 2008년 9월 8일 08시 50분


“리그 최고의 투수” 로이스터 극찬

한화 류현진, SK 김광현, LG 봉중근 등 ‘쟁쟁한 왼손 투수’들의 그늘에 가려있어 빛을 덜 봤을 뿐이지 올 시즌 장원준(사진)만큼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는 투수도 드물다. 2004년 프로에 입단한 뒤 작년까지 매년 ‘유망주’ 소리만 들었던 장원준이지만 올해는 확실히 달라졌다. 이제 그에게 유망주란 소리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롯데의 또 다른 기둥’으로 불러도 전혀 지나치지 않다.

장원준은 7일 광주 KIA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올림픽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내비치며 “묘하게 올해 왼손투수들이 다들 잘 해 줘서…. 내가 더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으니까 모두 내 잘못이다”고 자책했다. “그래도 2010년 아시안게임에 기대를 한번 해 봐야겠다. 아시안게임대표에 뽑히지 못하면 미련없이 군대를 가야한다”며 잠시 비장(?)한 표정을 짓기도 했던 그는 그러면서 ‘오늘이 특별한 등판’임도 털어놨다.

“내일 내 생애 첫 차를 갖게 된다. 아버지랑 차를 계약하러 가기로 했는데 무슨 차를 살지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못했다. 오늘 잘 못던지면 사고 싶은 차를 사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잘 던져야한다”며 웃은 뒤 “어떤 차가 내게 어울리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동안 동료들 차를 얻어 타거나 아버지께서 태워주셨는데 나도 내 차를 정말 갖고 싶었다. 그러니 얼마나 설레겠느냐”며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얘기를 주고받고 있을 즈음, 옆을 지나가던 손민한은 “원준아, 완투도 좋고 8이닝도 좋다. 오늘도 승 따라”며 후배의 등을 두드렸다. 올림픽대표 탈락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새 차에 대한 설레임. 여기에 선배의 믿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던 마음 등이 모두 어우러졌던 모양이다. 올해 처음으로 두자리 승수를 기록하고 있는 장원준은 KIA전에서 12승을 챙기며 자신의 최다승 기록을 또 한번 새로 썼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후 “장원준이 리그 최고 투수 중 한명이라는 사실을 실력으로 보여준 게임이었다. 그가 단연 오늘 승리의 주인공이다”고 평가했다. 장원준은 “경기 전 포수(강민호)와 공격적으로 투구를 하자고 했는데 이 작전이 잘 맞아떨어졌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밝혔다.

광주=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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