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도끼 김선우…두산 마운드 가뭄속 단비

  • 입력 2008년 9월 3일 08시 28분


두산 김경문 감독은 7월31일, “올 시즌은 외국인 선수 한 명으로 마감하겠다”고 선언했다. 리오스 대신 영입했던 두 명의 용병이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칫 모험으로도 비춰질 수 있는 결단. 하지만 감독이 승부수를 던질 때는 ‘믿는 구석’이 있게 마련. 김선우(31)가 그 보루였다.

김선우는 2일 잠실 한화전에서 7.2이닝을 4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시즌 5승(5패)째를 올렸다. 최고 149km짜리 직구와 140km 초반대의 커터를 앞세워 한화의 강타선을 능숙하게 요리했다. 8월27일 문학 SK전 승리투수(6.2이닝 2실점)에 이어 후반기 2승째. 3위 롯데가 거세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김선우의 호투는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두산은 용병 투수가 맷 랜들 하나 뿐인데다 김명제까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선발 마운드가 붕괴 직전이었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김선우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진 셈. 그래서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더욱 훈련에 매달렸다.

김선우는 “윤석환 코치님을 믿고 함께 하체 중심이동을 집중 훈련했다”면서 “문제는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첫 두 경기 호투로 자신감이 생겼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성적도 시즌 5승5패에 방어율 4.58이 전부.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좀처럼 제자리를 못 찾았던 게 원인이다. 스스로도 “작년에 몸을 충분히 만들지 못한데다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힘이 너무 들어갔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제 해법을 찾은 듯 보인다. 김선우는 “좋은 결과를 자신한다. 올 시즌 남은 목표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 불펜의 힘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도 “좋은 페이스를 되찾은 것 같아 큰 힘이 된다”고 흐뭇해 했다. 적어도 후반기에는, 김선우가 용병 몫까지 해낼 기세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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