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코로만의 굴욕 자유형이 씻어다오

  • 입력 2008년 8월 15일 02시 56분


한국 레슬링 19일 金 재도전

한국이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 7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데 실패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김정섭(33·삼성생명)은 14일 베이징 중국농업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84kg급 1회전에서 아라 아브라하미안(스웨덴)에게 1-2로 졌다. 아브라하미안이 2회전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김정섭은 동메달을 딸 수 있는 패자 부활전에도 나가지 못했다.

역시 도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96kg급 한태영(29·주택공사)도 1회전에서 미르코 엥글리히(독일)에게 0-2로 졌다. 한태영은 패자 부활전을 통해 동메달 결정전까지 갔지만 애덤 휠러(미국)에게 졌다.

그레코로만형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김원기(62kg급)가 첫 금메달을 딴 이후 2004년 아테네 대회 정지현(25·삼성생명·60kg급)까지 6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2연패를 노리던 정지현은 1회전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박은철(27·주택공사)만 패자 부활전을 통해 유일한 동메달을 땄다.

그렇다고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의 양정모 이후 7회 연속 금메달에 빛나는 레슬링의 금맥이 끊기는 것은 아니다. 자유형은 양정모를 시작으로 1984년 유인탁(68kg급), 1988년 한명우(82kg급), 1992년 박장순(74kg급)까지 4회 연속 올림픽에서 금맥을 캤지만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자유형에서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땄던 박장순은 현재 대표팀 자유형 감독이다.

박 감독은 “3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자유형 선수들이 그레코로만형에 비해 위축된 게 사실이다. 이번에 자유형에 출전하는 5명은 모두 세계 상위권이다. 대진 운만 좋다면 누구라도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 레슬링은 여전히 8회 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그레코로만형에 가려 고개를 숙였던 자유형이 나선다. 자유형은 19일부터 시작한다.

베이징=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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