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춘 “원희형, 金 못 따서 미안해”

  • 입력 2008년 8월 12일 20시 21분


“원희형, 금메달 못 따서 미안해요.”

‘겁없는 신예’ 왕기춘(20.용인대)이 이원희에게 금메달 획득 실패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왕기춘은 11일(한국시간) 베이징 왕푸징 시내에 위치한 프라임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결승전이 끝난 뒤 원희형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원희형은 괜찮다며 위로했다”고 밝혔다.

왕기춘에게 이원희는 스승과 같은 존재였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 당시 이원희의 훈련파트너에 불과했기 때문.

하지만 이원희에게 3개월간 가르침을 받은 왕기춘의 기량은 급성장했다. 이후 왕기춘은 이원희가 발목 부상으로 1년간 공백기를 가진 사이 세계 선수권대회에 출전,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최강자로 떠올랐다.

상승세를 탄 왕기춘은 올해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국내선발전에서도 이원희를 무너뜨리면서 대선배 이원희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원희 대신 올림픽 출전의 기회를 잡았던 왕기춘은 이날 유도 남자 73㎏급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와 결승전에서 경기 시작 13초 만에 발목잡아메치기 한판으로 은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왕기춘은 한 동안 매트 위에서 멍한 표정을 지으며 금메달 획득 실패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왕기춘의 나이는 이제 겨우 20살. 부상 없이 10년은 거뜬히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두 차례 올림픽에 또 다시 출전해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안병근 한국 유도대표팀 감독은 “왕기춘은 아직 젊기 때문에 런던 올림픽에서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항상 방심하지 않고 최선만 다한다면, 실력은 더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왕기춘과의 일문일답

Q. 금메달을 놓친 소감은?

A. "금메달을 예상했었는데, 너무 아쉽다. 지나간 일이니 모두 잊고, 열심히 훈련해 런던올림픽을 준비할 것이다“

Q. 준결승전에서 당한 부상 때문에 힘들지 않았나?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는가?

갈비뼈에 심한 고통을 느꼈지만, 대표팀 의료진의 치료를 믿고 시합에 임했다.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Q. 결승전에서 너무 허무하게 졌다. 당시 상황을 이야기해 달라.

마지막 경기라 온 힘을 다하려고 생각하고 결승전에 임했다. 그러나 기습적인 기술에 힘을 쓸 수 없었고, 그런 기술이 들어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Q. 엘누르 맘마들리 선수와의 두 번의 대결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맘마들리는 힘이 굉장히 좋은 선수다. 예선전 시합한 것을 봤는데 전보다 한층 기량이 성숙했음을 느꼈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에 대해서.

A. 우선 부상 부위를 치료를 한 뒤 열심히 훈련에만 임할 것이다.

Q. 올림픽 때문에 해 보지 못한 것들이 있다면?

A. 여행도 가보고 싶고, 운전면허자격증도 획득하도 싶다. 하지만 운동에 전념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로 할 일이다.

Q. 경기 전에 어떤 꿈을 꿨는지?

A. 깊게 잠들어 꿈을 꾸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림픽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바라보는 생각을 하며 잠들었지만, 꿈이 현실로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베이징=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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