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존’ 신지애 ‘세계 지존’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8월 4일 03시 03분



‘미소 천사’ 신지애(20·하이마트)가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컵에 입을 맞추며 환하게 웃었다.

4일 새벽 영국 버크셔의 서닝데일GC(파72)에서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1타차 2위로 출발한 신지애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잡아내는 무결점 샷을 앞세워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역전 우승했다.

일본의 최고 인기스타인 미야자토 아이(13언더파)와 일본투어에서 6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던 후도 유리(14언더파)를 여유 있게 제친 완승이었다. 올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우승자 청야니(대만)는 단독 2위(15언더파)에 머물렀고 지은희(휠라코리아)는 공동 3위(14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통산 16승을 올리며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던 신지애는 이제 국내 무대를 벗어나 월드 스타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특히 3월 PRGR컵 레이디스에서 일본 투어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승까지 올리며 최고의 시즌을 맞았다.

중3 때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는 아픔을 겪었던 그는 고교 때인 2005년 국내 프로대회에서 우승하며 KLPGA 풀 시드를 따낸 데 이어 올해에는 일본과 미국 투어 모두 프로테스트에 해당되는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전 경기 출전권을 확보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내년부터는 한미일 투어를 넘나드는 활약이 기대된다.

신지애는 20세 동갑내기인 박인비(SK텔레콤)의 올 US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한국 선수 메이저 2연승 쾌거도 이뤘다. 2001년 박세리와 2005년 장정에 이어 이 대회 3번째 한국 선수 챔피언이자 코리아 군단의 올 시즌 6번째 우승도 합작.

후련한 역전승이었다. 뒷심이 뛰어난 신지애는 이날도 1, 5번홀 버디로 경쟁자들을 압박하더니 9번홀(파4) 버디로 보기를 한 후도를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13번홀(파3)에서는 10m도 넘는 까다로운 슬라이스 라인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3타차로 달아나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1977년 LPGA챔피언십 우승자인 히구치 히사코 이후 31년 만의 일본인 메이저 챔피언을 노렸던 후도와 미야자토는 신지애의 높은 벽만 실감해야 했다.

자신의 마지막 메이저 무대에 나선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공동 24위(6언더파)로 마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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