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징크스에 무릎꿇다…히딩크,또 결승행 좌절

  • 입력 2008년 6월 28일 02시 58분


러시아축구대표팀을 이끌고 돌풍을 일으키며 유로 2008을 뜨겁게 달궜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27일 준결승에서 스페인에 0-3으로 완패한 뒤 빗속의 녹색 그라운드를 쓸쓸하게 걸어나오고 있다. 빈=EPA 연합뉴스
러시아축구대표팀을 이끌고 돌풍을 일으키며 유로 2008을 뜨겁게 달궜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27일 준결승에서 스페인에 0-3으로 완패한 뒤 빗속의 녹색 그라운드를 쓸쓸하게 걸어나오고 있다. 빈=EPA 연합뉴스
러시아 4강전서 스페인에 0-3 완패 ‘눈물’

히딩크, 1998-2002년 이어 또 결승행 좌절

거스 히딩크 감독이 ‘4강 징크스’에 또 울었다.

27일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하펠 경기장에서 열린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준결승.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무적함대’ 스페인에 0-3으로 완패했다.

히딩크 감독은 조국 네덜란드를 이끌었던 1998 프랑스 월드컵, 한국 사령탑을 맡았던 2002 한일 월드컵에 이어 이번에도 메이저대회 4강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했다.

러시아는 이번 대회 조별 예선 1차전에서 스페인에 1-4로 대패했다. 상대를 분석해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난 히딩크 감독이라 준결승에서는 대등한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 수 위의 스페인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히딩크 감독의 4강 징크스는 히딩크 감독의 한계라기보다는 해당 국가의 한계라고 본다. 히딩크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과 러시아는 ‘복병’일 수는 있지만 우승 후보로 꼽기엔 약체다.

따라서 대회에서 한두 경기를 잘할 수 있지만 올라갈수록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유럽의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많은 스페인을 넘기엔 러시아 선수들의 한계가 컸다는 얘기다.

스페인은 짧은 패스로 러시아의 압박을 무력화시켰고 템포를 조절하는 공격으로 러시아를 초토화시켰다.

히딩크 감독은 “완패다. 스페인은 원 터치 패스로 우리를 많이 뛰게 해 지치게 만들었다. 승리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에르난데스 사비와 다니엘 기사, 다비드 실바의 연속 골을 앞세워 결승에 올라 1964년 우승 이후 44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게 됐다. 스페인의 유로대회 결승 진출은 1984년 준우승 이후 24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스페인은 30일 독일과 우승컵을 놓고 맞붙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영국의 스포츠 베팅 전문업체 윌리엄힐과 래드브록스 등은 독일의 우승 확률을 가장 높게, 두 번째 우승 후보를 스페인으로 꼽았었다. 역대 전적은 독일이 8승 6무 5패로 앞서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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