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그리스 1-0으로 제압…8강 진출 희망의 불씨 살려

‘히딩크매직’ 러시아가 ‘디펜딩챔피언’ 그리스를 꺾고 8강 진출에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러시아는 15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발스 지첸하임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2008 D조 예선 2차전에서 전반 33분에 터진 콘스탄틴 지리아노프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 그리스에 1-0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러시아는 조별 리그에서 1승 1패를 기록, 앞선 경기에서 스페인에 패한 스웨덴과 승점 3점으로 동률을 이뤄 예선 탈락의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1차전 스페인에 1-4로 크게 진 탓에 골득실차에서 밀려 조 3위를 마크했다.

러시아는 오는 19일 열릴 스웨덴과의 운명을 건 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8강에 자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반면 그리스는 전반 중반부터 러시아와의 허리싸움에서 뒤지며 이렇다할 득점찬스를 잡지 못했고, 간헐적으로 잡은 득점기회에서마저 해결사 부재로 번번히 찬스를 무산시켜 예선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4강 마법사’ 거스 히딩크 감독이 유로2008 첫 승을 신고하며 신화창조의 마법을 시작했다.

경기 초반 다소 집중력이 떨이진 듯 보였던 러시아는 전반 33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다. 상대 골키퍼를 농락한 세르게이 세마크의 환상적인 오버 헤드킥을 쇄도하던 콘스탄틴 지리아노프가 가볍게 밀어 넣은 것.

상승세를 탄 러시아는 중원에서 강한 몸싸움과 유기적인 패싱 플레이를 통해 공격 점유율을 높여갔고, 상대 수비의 뒷 공간을 노리는 전술로 여러 차례 위협적인 득점 기회를 연출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러시아는 후반에도 간판 공격수 로만 파블류첸코를 앞세워 그리스의 골문을 위협했다. 파블류첸코는 후반 9분 개인 돌파에 이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포스트를 벗어났다.

불안한 한 점차 리드를 지키던 러시아는 후반 중반 미드필더 디니야르 빌랴레치노프 대신 공격수 이반 사엔코를 투입시켜 공격력을 강화했고, 공수 전환이 느린 그리스의 허점을 파고들며 득점찬스를 잡았지만, 소득 없는 공방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러시아는 일진일퇴의 공방을 주고 받은 끝에 추가골에 실패해 한 골차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