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르크메니스탄 3-1로 제압…북한과 최종예선 동반 진출

  • 입력 2008년 6월 15일 00시 57분


허정무호가 투르크메니스탄을 꺾고 ‘한민족’ 북한과 함께 최종 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5차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김두현의 맹활약에 힘입어 투르크메니스탄을 3-1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 예선에서 3승 2무을 기록, 같은 날 요르단을 2-0으로 꺾은 북한과 승점 11점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7)에서 앞선 3조 선두를 유지했다.

또한 한국은 5개조로 나뉘어 진행된 3차 예선에서 각 조 1, 2위만 최종예선 무대에 오르는 규칙에 따라 3위 요르단(1승1무3패.승점 4)과의 격차를 7점차로 벌리며 최소 조 2위를 확보, 최종예선에 북한과 동반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은 오는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이날 4-3-3 포메이션을 내세운 허 감독은 원톱에 박주영을 두고 좌우 측면 공격수에 설기현과 이근호를 출전시켰다. 또한 허 감독은 무릎 부상에 신음하는 박지성 대신 김두현에게 공수 조율을 맡겼고, ‘더블 볼란테’ 김남일-조원희를 수비형 미드필드에 투입해 1차 방어선을 구축했다.

특히 스리백과 포백 수비라인에 고심하던 허 감독은 결국 김치우-강민수-조용형-오범석으로 구성된 포백라인을 가동시켜 뒷문을 굳게 걸어 잠궜다. 골키퍼는 정성룡.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던 한국은 비교적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다. 전반 12분 아크 오른쪽에서 김두현이 대포알 중거리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든 것. 투르크메니스탄의 밀집 수비를 뚫고 공격의 물꼬를 튼 귀중한 골이었다.

이후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이던 한국은 전반 27분 오범석 대신 이정수를 교체투입하며 수비의 안정을 꾀했다. 상대의 공격이 왼쪽 측면으로 집중되자 이미 옐로카드를 받았던 오범석의 플레이가 움츠려 들 것을 예상한 허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적극적인 압박 플레이로 공격 점유율을 높여가던 한국은 전반 36분 중원에서 넘어온 긴 크로스를 설기현이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쇄도하던 박주영의 발에 걸리지 않아 아쉽게 추가골에 실패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공수의 이음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던 조원희를 최효진으로 바꿔 미드필드를 강화했다.

후반에도 김두현의 안정된 완급조절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던 한국은 전반 21분 아크 정면에서 설기현이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번번히 추가골에 실패하며 답답함을 이어가던 후반 30분. 오히려 한국은 정성룡 골키퍼의 깊은 태클로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해 동점골을 헌납했다.

하지만 한국은 5분 뒤 곧바로 역전골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아크 왼쪽에서 맞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치우의 낮은 크로스를 쇄도하던 김두현이 마무리한 것. 무엇보다 연습을 통해 만들어낸 창조적인 득점이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후반 인저리 타임 김두현이 페널티킥으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최종예선 진출을 자축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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