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표-기현 ‘베스트11’서 빠지나

  • 입력 2008년 5월 30일 03시 02분


“경기에 못 뛰는 선수는 대표가 될 수 없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은 “아무리 이름값이 있어도 벤치를 지키는 선수는 대표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아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던 한국 축구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경기를 뛰고 안 뛰고는 큰 차이를 만들어 냈다. 해외파도 리그 출전 여부에 따라 크게 컨디션이 달랐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위해 28일부터 소집돼 훈련하고 있는 해외파 선수는 모두 7명.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설기현(풀럼), 김남일(빗셀 고베),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 김동진(제니트), 오범석(사마라).

해외파 모두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지만 잉글랜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명과 암의 차이가 확연했다. 팀의 프리미어리그 2연패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큰 도움을 준 박지성은 활기찼다. 팀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한몫을 한 김두현도 나쁘진 않았다. 박지성은 28일 국민은행과의 연습 경기 때 공수를 넘나들며 특유의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김두현은 김정우(성남 일화)와 경기 중 역할이 겹쳐 눈에 띄진 않았지만 몸놀림은 좋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그라운드보다는 벤치를 지킨 이영표와 설기현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실수를 연발했다. 왼쪽 수비수로 뛴 이영표는 주춤거리며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하다 볼을 뺏기기 일쑤였다. 오른쪽 공격수로 뛴 설기현은 더 심했다. 측면 공격수로서 돌파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볼을 질질 끌다 상대 수비에게 뺏기는 경우가 많았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실망스러운 선수가 있다”며 설기현을 암시할 정도였다.

허 감독은 “훈련 시간이 없어 국민은행과의 연습경기 내용을 토대로 ‘베스트 11’을 구성하겠다”고 밝혀 현 상태로는 설기현과 이영표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요르단 경기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수비수 김동진과 조병국(성남)이 연습경기 때 부상을 당해 허 감독의 고민을 더했다.

한편 요르단은 29일 입국해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적응훈련을 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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