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섭, 목동구장 첫 홈런…”직구 노린 게 적중”

  • 입력 2008년 3월 30일 20시 54분


아마야구의 새로운 요람인 서울 목동야구장. 좌우 코너 98m, 센터 118m의 크기는 나무배트를 사용하는 고등학생들에게 넓게만 느껴진다.

그런 탓인지 제6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목동경기에서는 29일까지 단 하나의 홈런포도 터지지 않았다. 펜스를 직접 맞추는 2루타를 구경하기도 쉽지 않다. 그동안 4개의 홈런이 터져 나왔는데 모두 예선전이 열린 인천숭의구장에서 나온 홈런이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진 홈런 갈증은 윤민섭(광주제일고)의 한 방으로 해소됐다.

윤민섭은 30일 열린 대회 4강 서울고와의 경기에 선발 중견수 겸 7번타자로 출전, 팀이 2-0으로 앞선 2회초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아치를 그려냈다. 178cm, 72kg으로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정확한 타격으로 목동구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윤민섭은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일줄 알았다.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초구에 직구가 들어와 자신 있게 휘둘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민섭은 첫 타석 홈런으로 지난 선린인터넷고전부터 4타석 사이클링히트에 성공했다. 한 경기에서 수립된 기록은 아니었지만 윤민섭은 4타석에서 2루타, 3루타, 단타, 홈런을 차례로 때려냈다.

팬들에겐 낯설지만 윤민섭은 야구인들에게는 잘 알려진 선수. 오랫동안 프로야구 홍보팀에서 일해온 윤기두 KIA 타이거즈 2군 운영부장의 아들이다.

윤민섭은 인터뷰에서도 아버지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야구를 잘 못해 아버지 속을 많이 새까맣게 태웠는데 열심히 해 아버지가 항상 웃을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는 것이 그의 언급 내용. 선수로서의 목표보다 아들로서 부모님께 잘 하고 싶은 것이 우선이라고 말할 정도로 아버지에게 각별한 모습을 보였다.

윤민섭은 야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줄곧 투수와 유격수로 활약했다. 그렇지만 고 1때 어깨를 크게 다쳐 투수를 포기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야수훈련을 하고 있다. 지금은 중견수를 맡으면서 좌타석에 들어선다.

좋아하는 선수는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중인 이치로 스즈키. 프로팀에 지명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지역 연고팀인 타이거즈의 유니폼은 아니어도 상관없단다.

동아닷컴 황금사자기 특별취재반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조근형 대학생 인턴기자

문자중계=송찬규 대학생 인턴기자

[화보]광주일고 윤민섭 목동구장 첫 홈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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