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에서 3년째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야쿠트르에서 뛰었던 알렉스 라미레스가 가세했지만 올 개막전 4번 자리도 변함없이 이승엽이 맡을 것이란 소식을 들었다. 4번 타순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으로 타순은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다만 심리적으로 4번보다는 5번이 부담감이 덜 간다. 사실 5번을 쳤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자이언츠 4번타자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그러나 타순은 감독님이 정하는 것이니까 감독님이 원하시는 대로 최선을 다해 좋은 한 해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
-현재 컨디션은 어떤가. 지난해 수술을 받은 왼손 엄지 상태는.
“좋다.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시는데 왼손을 쓰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이제 일본에서도 홈런왕에 오를 때가 된 것 같은데. 올 시즌 구체적인 목표는.
“사실 아직 홈런왕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부상 탓에 많이 부진했기 때문에 우선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풀시즌을 치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1, 2번 타자가 아닌 4, 5번 타자다. 내 역할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마음 속으로 홈런 40개, 타점 100개, 타율 3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승엽은 요미우리에서 첫해였던 2006년 41홈런, 108타점, 타율 0.323을 마크했다). 이 세가지는 꼭 이뤄내고 싶다.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 일본과 맞붙게 될 텐데 어떻게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올림픽에는 출전할 것인가.
“몸상태만 괜찮다면 올림픽에 반드시 출전하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불러주신다면 당연히 갈 것이다. (소속팀에서 출장경기 수에 따른 거액의 옵션이 걸려있는 게 아니냐고 묻자-베이징올림픽 기간 동안 요미우리는 12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승엽이 만약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옵션을 채우지 못해 약 6억원을 포기해야 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난 사실 그런 이야기 한 적이 없다. 옵션 문제에 대해선 뭐라 말하기 그렇다. 구단에선 기본적으로 허락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병규(주니치)가, 올해는 임창용(야쿠르트)이 일본무대에 진출했다. 한국선수들과 때론 맞붙고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인데.
“나 혼자일 때보다 둘, 셋 이렇게 늘어가니까 기분이 좋다. 우리 선수들이 일본에 진출하는 건 물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적으로 만난다면 상대는 상대다. 특히 투수(임창용)와 만난다면 더 그럴 것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가.
“당연하다.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된다고 항상 내 자신을 다그치고 있다. 빅리그에 대한 꿈이 없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꼭 한번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을 것이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김일융 프로필
1968년 고시엔 대회 준우승을 이끈 뒤 요미우리 자이언츠 입단.
1976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1977∼78년 2년 연속 방어율 1위. 1978년 최우수 투수상-구원 1위 수상.
1984∼86년 한국 프로야구 삼성에서 54승 20패 3세이브 기록.
이후 다이에-야쿠르트를 거쳐 1992년 은퇴.
일본 통산성적 116승 119패, 39세이브, 방어율 3.39, 1678탈삼진. 1993년 야구해설가로 활동.1994년 ‘나와 야구와 당뇨병’(문예춘추사) 출판.2005년부터 도호쿠 방송의 전속 해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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