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골키퍼-형제 골잡이 “일본은 없다”

  • 입력 2008년 1월 29일 20시 12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 재 경기에 출전한 남녀 핸드볼 대표팀에 부부 골키퍼와 형제 공격수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여자 대표팀 수문장 오영란(36)과 남자 대표팀 골키퍼 강일구(32)는 부부. 오영란이 4살 연상인데 둘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사랑을 싹틔웠다.

강일구는 "당시 태릉선수촌 선수들이 불암산 달리기를 했다. 하필이면 둘 다 다쳐 뛰지는 못하고 걸어서 산을 올라간 적이 있다. 그냥 '아는 누나'였는데 등산을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영란-강일구 커플은 핸드볼인들의 뜨거운 축복을 받으며 시드니 올림픽 직후 결혼에 골인했고 2006년 12월 딸을 낳았다.

이번 재 경기에서는 남녀 대표팀이 같은 숙소에 묵게 됐는데, 부부간의 애정 표현은 꿈도 꾸지 못한다. 하루 늦게 일본 도쿄에 합류한 남자 대표팀이 숙소에 도착할 즈음 오영란은 남편이 잘 도착했는지 궁금해 후배들과 호텔 로비까지 나와 기다렸는데 서로 잠깐 손을 맞잡았을 뿐 대화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강일구는 "경기를 앞두고 있어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아는 척도 못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어 티를 내지 않으려고 서로 노력한다"며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같은 숙소에 있기 때문에 전화 통화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형제 골잡이'도 있다. 남자 대표팀 에이스 윤경신(35)과 경민(29). 형 경신은 왼손 거포이고 동생 경민은 오른손 슈터.

대표팀에 함께 뽑히지는 못했지만 '핸드볼 가족'은 또 있다. 여자 대표팀 김정심(31)은 용인시청에서 골키퍼를 봤던 김정예와 쌍둥이. 동생 정예는 결혼과 함께 은퇴했다.

신예 김온아(20)는 세 자매가 핸드볼과 인연을 맺었다. 큰 언니 가나는 대구시청에서 선수를 하다가 은퇴했고, 막내 선화는 백제고에서 선수를 하고 있다.

남자 대표팀 맏형 조치효(38)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여자 대표팀 민혜숙과 1994년 10월 결혼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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