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용병…떠나려는 토종…두산 ‘스토브리그 몸살’

  • 입력 2007년 12월 20일 02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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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트레이드 요청한 간판포수 홍성흔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다 다른 팀서 명예회복 할것”▼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프로야구 두산의 간판 포수 홍성흔(30)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13일 김경문 감독에게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그는 외부와 연락을 끊었다. 모교 경희대에서 개인훈련에만 매달렸다. 19일 어렵게 전화가 연결된 홍성흔은 “이제는 모든 게 조심스럽다”며 입을 열었다.

“최근 며칠은 몇 년 같았다.”

홍성흔은 트레이드 파문이 불거진 뒤 신문이나 인터넷은 보지도 않았다. 온갖 추측성 기사가 난무했기 때문이다.

홍성흔은 “본의 아니게 두산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 팬에게 상처를 남겨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주워 담을 수도 없다. (두산에)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며 내년에는 다른 팀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홍성흔에게 올 시즌은 프로 생활 9년 가운데 최악이었다. 무릎 부상으로 후배 채상병에게 포수 자리를 내줬다. 타격 부진까지 겹쳐 지명타자로 타율 0.268에 5홈런 39타점에 그쳤다.

그에게 포수는 ‘야구를 하는 이유’이다. 그는 자존심 회복을 원했다. 시즌이 끝나면 휴식을 취했지만 올해는 시즌 직후 개인연습을 시작했다. 쉴 때 95kg까지 늘어나던 몸무게도 요즘은 시즌 때와 비슷한 89kg을 유지하고 있다. 매일 8시간씩 운동을 계속한 덕분이다.

홍성흔의 내년은 어떻게 될까. 일부 언론에서 한화나 KIA가 그의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홍성흔은 “아직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 (다른 구단이 정해질 때까지) 조용히 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면 두산 김태룡 운영부문장은 “조만간 홍성흔을 만나 (잔류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내년 1월 말까지 홍성흔과 연봉 협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홍성흔의 마음은 이미 두산을 떠났다. 연봉 협상이 되지 않았더라도 다른 구단에서 선수나 현금 트레이드를 제안하면 두산과의 연봉 협상 중에도 이적할 수 있다. 이제는 어느 구단이 홍성흔의 몸값(연봉 3억1000만 원)을 선수나 현금으로 보상하고 데려가느냐만 남았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올 투수 3관왕-MVP… 에이스 리오스

▼“日 야쿠르트로 갑니다”▼

프로야구 두산의 에이스였던 다니엘 리오스(35·사진)가 결국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 입단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19일 “야쿠르트와 리오스가 2년간 3억 엔(약 24억9000만 원)에 입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주에 계약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2002년 KIA에 입단하며 한국 야구와 인연을 맺은 리오스는 올 시즌 두산에서 22승 5패 평균자책 2.07을 기록해 다승, 승률, 평균자책 등에서 3관왕에 올랐고 골든글러브와 최우수선수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리오스를 잡기 위해 두산은 2년간 150만 달러(약 14억1000만 원)를, 일본 오릭스는 1년간 1억5000만 엔(약 12억4500만 원)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야쿠르트는 이달 초 임창용(31·전 삼성)을 영입한 바 있어 내년 시즌 리오스가 선발로 나서고 임창용이 뒷문을 책임지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같은 센트럴리그에서 뛰는 요미우리 이승엽(31)이나 주니치 이병규(33)가 리오스-임창용과 맞붙는 장면도 볼 수 있을 듯하다.

리오스의 야쿠르트행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두산은 바빠졌다. 리오스에게 이번 주까지 답을 달라며 마지막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던 두산은 당장 대체용병 찾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리오스를 대신할 용병으로는 2004년 프로야구 다승왕 출신인 개리 레스(34)가 떠오르고 있다. 레스는 2004년 두산에서 17승을 올린 뒤 일본에 진출했지만 적응에 실패했고 올 시즌 대만에서 12승 평균자책 3.52를 기록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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