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만 뻗어도 골대에…대학농구 별하나 떴다

  • 입력 2007년 11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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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김용오 내년 경희대 진학… 근력 키우고 체중 늘리기 ‘구슬땀’

발뒤꿈치를 들어 살짝 점프했을 뿐인데도 가볍게 덩크슛을 터뜨리며 림에 매달렸다.

긴 팔을 쭉 펴니 270cm 정도 높이의 골망에 손끝이 닿았다.

농구 유망주 김용오(18).

대경정산고 졸업반으로 내년 3월 경희대에 진학할 예정인 그의 키는 208cm에 이른다. 현재 프로농구 국내 선수 최장신인 서장훈(207cm)보다 크다.

최부영 경희대 감독은 “내가 1985년 처음 지휘봉을 잡은 뒤는 물론이고 이전에도 우리 팀에 이런 선수는 없었다. 우리 농구부 사상 최장신”이라고 치켜세웠다.

○ 몸 불리려 한밤에 라면 2개, 빵 4개 ‘뚝딱’

대개 장신 선수는 체중이 많이 나가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을 지녔다.

하지만 김용오는 오히려 몸무게를 불려야 하는 고민을 안고 있다. 두 달 전 경기 수원시의 경희대 숙소에서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88kg에 불과하던 체중을 현재 94kg까지 늘렸다. 최 감독이 지시한 목표 체중은 115kg.

그래서 김용오는 “야간훈련이 끝나는 오후 11시에도 컵라면 2개, 빵 4개에 단백질 보충제까지 먹은 뒤 잠자리에 든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205cm)가 내년에 프로에 진출하기 때문에 최 감독이 김용오에게 거는 기대감은 더욱 크기만 하다.

흔히 장신 선수는 농구를 늦게 시작하게 마련인데 김용오는 키가 172cm이던 서울 동산초등학교 4학년 때 일찍부터 코트와 인연을 맺었기에 경기 감각이 뛰어나다.

고교 시절에는 리바운드를 20개 가까이 잡으면서 경기당 평균 15점 정도의 공격력을 과시했다. 지기 싫어하는 근성에 요령을 피울 줄 모르는 성실함까지 갖췄다고.


▲ 동영상 촬영 : 김종석 기자

○ 근성에 성실성 갖춰 내일은 최우량 ‘대들보’

몸싸움이 치열한 대학 농구에 적응하기 위해 김용오는 우선 탄탄한 ‘하드웨어’를 갖추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고교 때 다쳤던 무릎 재활에 매달리면서 매일 밤늦도록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근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형 들하고 운동하면서 새로 농구를 배우는 느낌이다. 파워를 키우고 공격 능력을 강화하고 싶다.”

대학농구 데뷔전은 내년 4월 열릴 예정인 MBC배 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깥세상이 너무 궁금해서 8개월 만에 엄마 배에서 나왔다”는 김용오는 “농구선수로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대학에서 최고가 되고 프로에서는 김주성 선배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배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수원=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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